[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양요섭 ‘白’ 앨범아트 /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
양요섭 ‘白’ 앨범아트 /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
양요섭은 지난 19일 두 번째 솔로 음반 ‘白(백)’을 내놓으면서 앨범의 제목처럼 “하얀색 목소리를 갖고 싶다”고 희망했다. 섞이지 않은 그 자체로 정체성을 가지면서 다른 색과 섞일 때는 부드럽게 융화되는 성질을 닮고 싶어서다. 때문에 ‘白’에 수록된 음악들에는 악기와 기계음의 사용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양요섭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곡의 분위기마다 달라지는 음색과 창법도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데뷔 10년 차에 접어든 양요섭은 그룹 하이라이트의 보컬로, 솔로 가수로, 뮤지컬 배우로 다양한 노래들을 불러왔다. 양요섭의 목소리는 맑음과 거?의 공존이 특징이다. 고운 미성과 탁하게 긁는 소리를 자유자재로 낼 수 있다. 타고난 보컬에 여러 분야에서의 경험이 쌓이면서 감정과 무게가 실렸다. 이러한 성장을 ‘白’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네가 없는 곳’

타이틀곡이다. 양요섭이 작곡가 규버레이크(Gyuberlake)와 함께 만들었다. 5년 전쯤 발표한 양요섭의 솔로 데뷔곡 ‘카페인(Feat. 용준형)’과 비슷한 노선의 곡이다. 미디엄 템포의 R&B로,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비트를 더했다. 애절한 도입부부터 감정을 터트리는 클라이맥스까지, 곡의 기승전결에 따라 양요섭의 보컬이 변화하는 폭이 크다.

◆ ‘별’

역시 양요섭과 작곡가 규버레이크의 합작품이다. 하이라이트 콘서트에서 먼저 공개됐던 ‘별’은 양요섭이 팬클럽 라이트를 생각하며 썼다는 가사가 특징이다. 힘든 가운데서도 자신을 응원해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진정성이 중요한 노래인 만큼 양요섭은 기교를 자제하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중저음의 도입부는 단단하게, 고음의 후렴구는 맑은 미성으로 불렀다.

◆ ‘위로’

이 곡도 팬 송이다. 자신의 노래를 듣고 힘을 얻는다는 팬들을 제대로 위로해주자는 마음에 양요섭이 직접 가사를 썼다. 노래는 프로듀싱팀 1601이 만들었다. 1601의 대표작은 정승환의 ‘너였다면’ ‘짙어져’ 등이다. ‘위로’ 역시 피아노와 현악 4중주를 중심으로 클래식한 사운드를 만들었다. 말을 건네듯 담담하게 부르는 느낌이라 듣기 편하다.

◆ ‘오늘하루’

멜로망스의 김민석(작곡가명 201), 기타리스트 안중재(작곡가명 자이로)가 함께 만든 곡이다. 가사는 김민석이 썼다. 어쿠스틱한 기타 선율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도입부터 후렴까지 음역이 높은 편이다. 양요섭은 이를 부드러운 가성으로 표현했다. 음이 높아질수록 맑아지는 소리는 성스러운 느낌마저 자아낸다.

◆ ‘It’s You’

싱어송라이터 리차드파커스가 만든 ‘It’s You’는 양요섭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강점을 가장 잘 나타낸 트랙이다. 팝 R&B 장르로, 사랑이 막 시작됐을 때의 설렘을 가사로 그렸는데 곡의 분위기는 오히려 쓸쓸하다. 이에 맞춰 양요섭도 처연한 느낌의 목소리를 낸다. 때문에 몽환적인 멜로디와 잘 어우러진다. 곡의 전개가 드라마틱해 댄스 퍼포먼스가 곁들여진 무대를 상상하게 만든다.

◆ ‘마음’

앞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을 통해 양요섭과 합동 공연을 선보인 윤딴딴의 곡이다. 윤딴딴이 오직 양요섭을 위해 만들었다는 ‘마음’은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어쿠스틱 곡이다. 듣기 편안한 기타 연주와 양요섭의 웃음기를 머금은 것 같은 보컬이 잘 어울린다.

◆ ‘시작’

규버레이크와 작업한 양요섭의 자작곡 ‘시작’은 하이라이트의 미니 1집 ‘CAN YOU FEEL IT?’에 그룹 버전으로 먼저 수록됐었다. 이번에 양요섭의 솔로 버전으로 새로 편곡해 실었다. 그룹 버전에 비해 차분한 느낌이라 양요섭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기존의 랩 파트도 보컬로 바꿨다.

양요섭의 목소리가 가진 힘이 통했다. ‘白’은 음반이 발매된 19일 한터차트·신나라 차트 등 국내 음반 사이트 실시간 및 일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타이틀 곡 ‘네가 없는 곳’도 음원사이트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차트인’을 유지하고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