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XtvN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방송화면 캡처.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XtvN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방송화면 캡처.
한국은 물론 이란부터 모로코까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여덟 명의 남녀가 사랑을 찾기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모였다. 이들이 과연 썸을 거쳐 사랑으로 향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XtvN 새 예능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여덟 명의 남녀가 1박 2일을 보낸 후 호감을 가지는 과정을 스튜디오에서 일명 ‘사랑통역단’이 지켜보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사랑통역단’은 에릭남, 박나래, 소녀시대의 써니, 양세형, 프리스틴의 나영으로 구성됐다.

게스트하우스에 모인 남녀들은 1박 2일을 함께 보낸 후, 게스트하우스를 떠날 때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의 얼굴을 띄워놓고 감으로써 각자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 결과는 시청자들도, ‘사랑통역단’도 예측할 수 없기에 반전의 재미를 줬다.

한국 남녀를 제외한 여섯 명의 출연진은 국적과 직업이 모두 달랐다. 남성 출연진 중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영국인 모델 다니엘이 조각 같은 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여성 출연진에는 일본에서 건너 온 걸그룹 멤버 마오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사랑통역단과 출연진에 각각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한 명씩 포함되도록 구성한 것은 제작진의 신의 한 수였다. 사랑통역단에서는 박나래가, 출연진 중에서는 이란에서 온 레스토랑 매니저 에이딘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세형에게 ‘썸’과 ‘짝썸(짝사랑과 썸을 합친 말)’의 차이를 알려주며 분위기를 잡은 박나래는 벨기에 남성, 보드카를 알려준 러시아 남성과의 연애 경험담을 짧게 털어놓다가 “지구는 둥그니까 앞으로만 걸어 나가면 온 세상 남자들 다 만날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에도 ‘썸 감별사’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출연진의 상황을 보며 예리하고 솔직한 판단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에이딘은 영혼에도 한국인이 탑재된 듯한 화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 보는 남자 게스트들에게도 “나이가 몇이에요? 에이 그럼 내가 형이네. (나이를 다시 계산한 후) 그럼 내가 동생이네”라고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한국인인 태준이 “한국을 너무 잘 알아”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에이딘의 화수분 같은 매력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모로코에서 온 우메이마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에이딘은 우메이마가 실수로라도 돼지고기나 햄을 먹지 않도록 신경썼고, 남자 방에 거울이 없자 여자 방의 거울을 좀 쓰겠다고 부탁하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시카에게 “나도 나 못생긴 거 알아. 그래도 사람은 계속 잘생겼다고 말하면 진짜 잘생겨져”라며 진중하게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대미는 역시 각 출연자들이 1:1 데이트 상대로 누구를 지목했는지 확인할 때였다. 사랑통역단은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누구를 띄워놨을지 스튜디오에서 녹화분을 보고 추측했고, 여덟 명 중 두 커플만 서로를 지목해 1:1 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됐다. 에이딘과 우에이마, 태준과 마오였다.

1박 2일 동안 세 번의 식사와 한 번의 술자리를 가지며 서로를 챙겨줬던 이 네 명은 예상과는 다르게 다음 예고편에서 냉랭한 기류를 보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알콩달콩 데이트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태준-마오 커플의 마오는 제작진 앞에서 눈물을 보였고, 에이딘과 우에이마는 차를 탄 채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모두 같은 언어, 한국말로 대화를 이어가도 감정은 통역이 쉽게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예고여서 기대감을 높였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스튜디오 예능의 형식을 취했다는 점과 여러 상황을 거친 후 서로의 데이트 상대를 지목한다는 점에서 다른 연애 예능과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유사성에 불과하다. 출연진의 캐릭터가 겹치지 않아 보는 재미가 있었으며, 박나래는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마다 적절한 판단과 재치로 웃음을 안겼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XtvN에서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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