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에서 남치원 역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최다니엘.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에서 남치원 역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최다니엘.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최근 종영한 KBS2 ‘저글러스’의 남치원은 타인의 관심을 거부한 냉철한 보스였다. 그런 그가 비서이자 집 주인인 좌윤이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전에 없던 푼수끼가 나왔다. 여심을 자극하는 로맨틱한 매력도 발산했다.

배우 최다니엘에게도 남치원과 같은 면이 보였다. 군 제대 후 3년 만의 복귀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는 여유롭고 진중했다. 유쾌한 농담으로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다가도 배우로서의 고민과 신념을 진지하게 털어놨다.

10. 제대 후 3년 만의 복귀다. ‘저글러스로 호평을 받은 소감은?
처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 아니었다. 시청자들에게 맞지 않는 코드를 강요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뜻깊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배우, 스태프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데에 의의가 큰 작품이다.

10. 복귀작으로 저글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군 복무도 마쳤고 30대 배우가 됐다. 어떤 방향으로 연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소속사와도 이와 관련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하지만 고민보다는 빨리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저글러스’ 제안을 받았다. 시놉시스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선택했다. 물론 촬영에 들어가게 되면서 걱정이 됐다.

10. 오랜만의 촬영 현장이 어색하진 않았나?
처음엔 캐릭터를 못 잡아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촬영하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동료들 연기도 보고 모니터를 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했다. 남치원은 초반에 남들의 관심과 간섭을 거부한 인물이었기에 대사도 많지 않았다. 동료들과 함께 부딪히다 보니 긴장도 풀어지고 여유도 생겼다.

10. 남치원 역을 맡아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웃음을 유발하는 재밌는 장면이 많은 드라마였다. 남치원까지 웃음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무게감을 잡고 끝까지 가려고 노력했다. 대신 재밌는 아이디어는 많이 냈다. 내가 연기하기는 좀 어색해서 정성호 형(공 부장 역), 김기방 형(박 대리 역)에게 대신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웃음)

10. 유쾌한 장면 때문에 NG가 난 적도 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선 진지하게 연기하니 웃음을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었던 장면이 있다. 직원들이 도시락을 사 와서 함께 먹는 장면이었다. 대본에 ‘송대관 성대모사’라고 적혀 있었고, 성호 형이 ‘한 번 잡숴봐’라며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너무 웃겨서 미칠 뻔했다. 실제로 웃음을 참는 얼굴이 본 방송에 나왔다.

10. 지상파 드라마에서 손가락 욕을 여러 번 했다. 대본을 보고 놀랐을 것 같다.
대본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감독님에게 ‘이거, 정말 해도 되느냐’며 몇 번을 물었다. 심의 통과한 대본이라 해도 된다는 확답을 들은 후에도 걱정을 많이 했다. 처음 손가락 욕 장면을 찍을 때, 김창완 선생님과 인교진 형이 함께 있었다. 김창완 선생님은 ‘적나라하게 연기해’라고 했고 인교진 형은 ‘뭔지 모르게 살짝 해라’라고 하더라. 혼란 속에서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

배우 최다니엘은 “오랜만의 복귀라 어색했지만 동료 배우들과 호흡하며 긴장이 풀렸다”고 했다.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최다니엘은 “오랜만의 복귀라 어색했지만 동료 배우들과 호흡하며 긴장이 풀렸다”고 했다.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10. 백진희와 호흡을 맞췄다. 어땠나?
초반에 진희씨가 찍어야 할 분량이 굉장히 많았다. 중간에 다리까지 다쳤다. 그런데도 아픈 내색 없이 꿋꿋하게 잘 해줬다. 프로다운 모습에 신뢰가 생겼다. 우리 드라마의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한다.

10. 두 사람의 스킨십이 꽤 많았다. 수위도 점점 높아지던데.
대본에는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둘’이라고 가볍게 적혀 있었다. 하지만 모든 장면에 열정을 다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로 아이디어를 내다 보니 스킨십의 주도권이 바뀐 적도 있고 타이를 푸는 장면도 생겼다. 사실 조명 효과가 컸다. 별로 한 건 없는데 분위기가 야시시해졌다.(웃음)

10. 이원근과 남남(男男) 케미도 재미 포인트였다. 연기 호흡은 어땠나.
로맨스 드라마에 갑자기 브로맨스가 등장하면 이상하게 보일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도 원근이가 나를 잘 따랐고, 드라마에서도 그런 역할이었다. 실제 모습이 담기다 보니 묘한 케미가 생겼다.

10. ‘저글러스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나?
자신감이 생길 만도 한데 잘 안 생긴다. 그냥 이번 작품에 진지하게 임하는 나 자신을 보며 ‘엉망진창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대하고 싶다.

10.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지?
지금의 이미지를 억지로 바꿔야한다는 강박은 없다. 나이가 더 들면 자연스럽게 외모도 변하고 연기 톤도 변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안주하겠다는 건 아니다. 마음가짐은 변치 않으며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시간이 더 가기 전에 교복을 한 번 입어보는 것도 소원이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는 배우 최다니엘.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항상 처음 같은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는 배우 최다니엘.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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