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오랜만에 사회에 나온 기분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가 한 시간 뒤에 일어나는 것 같다. 한 발을 내딛기가 두렵고 후들거린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니 금세 괜찮아졌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끝날 땐 아쉬움이 컸다.
10. 드라마에서 나이를 속이고 입사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애교도 많이 부렸다. 실제와 닮은 부분이 있나?
연기하면서 얼마나 불편했는데.(웃음) 나는 내 안에서 귀여운 모습이 나온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글거린다. 대사를 하면서도 날 때리고 싶었다.
10. 연하의 보스 황보율과 연기 호흡이 돋보였다. 하지만 로맨스는 아니었다. 아쉽진 않았나.
오히려 좋았다. 두 캐릭터가 모두 결핍을 갖고 있었는데 서로에게서 그것을 채울 수 있었다. 로맨스보다는 서로의 성장 스토리라 이해하기도 편했다. 이원근은 정말 진지한 연습벌레다. 현장에서도 여자 스태프들이 엄마미소를 짓고 있었다.
10. 백진희·차주영·정혜인과 4인방으로 뭉쳐 동료 케미를 뽐냈다. 현장은 어땠나.
동생들인데도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 나보다도 더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다. 여배우들이 모이면 기 싸움을 할 법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자기 욕심을 안 부리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연기했다. 그들에게 ‘너네 참 감동이다’라는 말을 종종 했다. 나이 차이를 느끼고 싶지 않아 ‘선배’ 대신 ‘언니’라는 호칭을 요구했다. 너무 친해져서 말을 놓기 직전까지 갔다.(웃음)
10. 앞서 많은 작품에서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왔다. 이번 작품의 비중이 아쉽지 않았나?
‘강혜정은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어느 자리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배우이고 싶다. 주연이나 조연을 나누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라미란 언니가 부럽다. 역할이나 비중에 상관없이 언니가 연기하면 뭐든 믿고 보지 않나.
10. 딸 하루는 엄마의 연기 활동을 이해하나?
좋아해준다. 촬영 막바지에 현장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감독님 옆에 앉아서 모니터도 하고 집에선 아빠에게 ‘나, 저 장면 실제로 봤다’고 자랑도 하더라. 아마 하루가 꿈꿀 수 있는 장래 희망의 개수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10. 아직도 대표작으론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이 꼽힌다. 이 때문에 갖는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엔 ‘내가 ’웰컴 투 동막골‘에서 멈췄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표작이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도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10. ‘저글러스’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강혜정의 리스타트. 5년을 쉬고 나왔다. 쉬더라도 5년까진 안 쉬려고 한다. 의욕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배우로서 지키는 신념이 있다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꾸준히 활동하고 배우면서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하루 엄마’ 강혜정이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더 풍부해졌다.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강혜정은 지난 23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에서 신입 비서 왕정애 역을 맡아 열연했다. 15년 차 주부이자 초보 직장인의 애환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5년의 공백기가 무색하다는 반응이다. 강혜정을 만났다.10. ‘결혼의 꼼수’(2012) 이후 약 5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어땠나.
오랜만에 사회에 나온 기분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가 한 시간 뒤에 일어나는 것 같다. 한 발을 내딛기가 두렵고 후들거린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니 금세 괜찮아졌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끝날 땐 아쉬움이 컸다.
10. 드라마에서 나이를 속이고 입사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애교도 많이 부렸다. 실제와 닮은 부분이 있나?
연기하면서 얼마나 불편했는데.(웃음) 나는 내 안에서 귀여운 모습이 나온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글거린다. 대사를 하면서도 날 때리고 싶었다.
10. 연하의 보스 황보율과 연기 호흡이 돋보였다. 하지만 로맨스는 아니었다. 아쉽진 않았나.
오히려 좋았다. 두 캐릭터가 모두 결핍을 갖고 있었는데 서로에게서 그것을 채울 수 있었다. 로맨스보다는 서로의 성장 스토리라 이해하기도 편했다. 이원근은 정말 진지한 연습벌레다. 현장에서도 여자 스태프들이 엄마미소를 짓고 있었다.
10. 백진희·차주영·정혜인과 4인방으로 뭉쳐 동료 케미를 뽐냈다. 현장은 어땠나.
동생들인데도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 나보다도 더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다. 여배우들이 모이면 기 싸움을 할 법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자기 욕심을 안 부리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연기했다. 그들에게 ‘너네 참 감동이다’라는 말을 종종 했다. 나이 차이를 느끼고 싶지 않아 ‘선배’ 대신 ‘언니’라는 호칭을 요구했다. 너무 친해져서 말을 놓기 직전까지 갔다.(웃음)
‘강혜정은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어느 자리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배우이고 싶다. 주연이나 조연을 나누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라미란 언니가 부럽다. 역할이나 비중에 상관없이 언니가 연기하면 뭐든 믿고 보지 않나.
10. 딸 하루는 엄마의 연기 활동을 이해하나?
좋아해준다. 촬영 막바지에 현장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감독님 옆에 앉아서 모니터도 하고 집에선 아빠에게 ‘나, 저 장면 실제로 봤다’고 자랑도 하더라. 아마 하루가 꿈꿀 수 있는 장래 희망의 개수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10. 아직도 대표작으론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이 꼽힌다. 이 때문에 갖는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엔 ‘내가 ’웰컴 투 동막골‘에서 멈췄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표작이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도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10. ‘저글러스’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강혜정의 리스타트. 5년을 쉬고 나왔다. 쉬더라도 5년까진 안 쉬려고 한다. 의욕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배우로서 지키는 신념이 있다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꾸준히 활동하고 배우면서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