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저글러스’를 통해 5년 만에 복귀한 배우 강혜정 /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KBS2 ‘저글러스’를 통해 5년 만에 복귀한 배우 강혜정 /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하루 엄마’ 강혜정이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더 풍부해졌다.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강혜정은 지난 23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에서 신입 비서 왕정애 역을 맡아 열연했다. 15년 차 주부이자 초보 직장인의 애환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5년의 공백기가 무색하다는 반응이다. 강혜정을 만났다.

10. ‘결혼의 꼼수’(2012) 이후 약 5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어땠나.
오랜만에 사회에 나온 기분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가 한 시간 뒤에 일어나는 것 같다. 한 발을 내딛기가 두렵고 후들거린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니 금세 괜찮아졌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끝날 땐 아쉬움이 컸다.

10. 드라마에서 나이를 속이고 입사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애교도 많이 부렸다. 실제와 닮은 부분이 있나?
연기하면서 얼마나 불편했는데.(웃음) 나는 내 안에서 귀여운 모습이 나온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글거린다. 대사를 하면서도 날 때리고 싶었다.

10. 연하의 보스 황보율과 연기 호흡이 돋보였다. 하지만 로맨스는 아니었다. 아쉽진 않았나.
오히려 좋았다. 두 캐릭터가 모두 결핍을 갖고 있었는데 서로에게서 그것을 채울 수 있었다. 로맨스보다는 서로의 성장 스토리라 이해하기도 편했다. 이원근은 정말 진지한 연습벌레다. 현장에서도 여자 스태프들이 엄마미소를 짓고 있었다.

10. 백진희·차주영·정혜인과 4인방으로 뭉쳐 동료 케미를 뽐냈다. 현장은 어땠나.
동생들인데도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 나보다도 더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다. 여배우들이 모이면 기 싸움을 할 법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자기 욕심을 안 부리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연기했다. 그들에게 ‘너네 참 감동이다’라는 말을 종종 했다. 나이 차이를 느끼고 싶지 않아 ‘선배’ 대신 ‘언니’라는 호칭을 요구했다. 너무 친해져서 말을 놓기 직전까지 갔다.(웃음)

배우 강혜정이 “스펙트럼을 넓혀 어느 자리에서도 역할을 해내는 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강혜정이 “스펙트럼을 넓혀 어느 자리에서도 역할을 해내는 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10. 앞서 많은 작품에서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왔다. 이번 작품의 비중이 아쉽지 않았나?
‘강혜정은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어느 자리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배우이고 싶다. 주연이나 조연을 나누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라미란 언니가 부럽다. 역할이나 비중에 상관없이 언니가 연기하면 뭐든 믿고 보지 않나.

10. 딸 하루는 엄마의 연기 활동을 이해하나?
좋아해준다. 촬영 막바지에 현장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감독님 옆에 앉아서 모니터도 하고 집에선 아빠에게 ‘나, 저 장면 실제로 봤다’고 자랑도 하더라. 아마 하루가 꿈꿀 수 있는 장래 희망의 개수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10. 아직도 대표작으론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이 꼽힌다. 이 때문에 갖는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엔 ‘내가 ’웰컴 투 동막골‘에서 멈췄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표작이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도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10. ‘저글러스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강혜정의 리스타트. 5년을 쉬고 나왔다. 쉬더라도 5년까진 안 쉬려고 한다. 의욕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배우로서 지키는 신념이 있다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꾸준히 활동하고 배우면서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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