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첫 번째 녹화 현장 / 사진제공=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첫 번째 녹화 현장 / 사진제공=Mnet
2015년 첫 선을 보인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가 음악 추리쇼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중국·루마니아·불가리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8개국에 포맷을 수출하며 ‘월드 예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시즌4 종영 후 재정비 시간을 갖고 돌아온 ‘너목보’의 다섯 번째 시즌이 오늘(25일) 오후 8시 첫 방송을 내보낸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은 ‘너목보’ 시즌5의 1회를 촬영하는 날이었다. 이날 경기도 일산 CJ E&M 세트장에서 첫 녹화를 마친 이선영 CP와 연예인 음치 수사대 이상민, 김상혁, god 박준형, 슈퍼주니어 신동, 장도연, 멜로망스 김민석을 만났다.

이번 시즌부터 고정 패널로 합류한 김민석은 ‘너목보’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2015년 방영된 시즌2의 신승훈 편에서 미스터리 싱어로 출연했던 것. 이를 계기로 가창력을 알리고 최근에는 ‘선물’이라는 곡으로 ‘음원 강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김민석은 “운이 진짜 좋았다”면서도 “순항의 시발점은 ‘너목보’ 출연이다. 그 이후로 순항이 시작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그는 “미스터리 싱어가 아니라 패널로 출연하게 됐는데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며 “(음치를 찾아낼) 자신은 없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력자들은 (립싱크를) 은근히 엉성하게 하는 편이다. (미스터리 싱어로 출연했을 당시) 저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음치 수사대들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에 어색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즌1부터 함께한 클릭비 김상혁에게도 ‘너목보’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하던 그는 ‘너목보’를 통해 10년 만에 연예계에 복귀했다. 김상혁은 “‘너목보’가 내 방송 활동의 시발점이 됐다”며 “시즌1부터 시즌5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너무나 많은 미스터리 싱어들이 기억에 남는다. 해외 유명 오페라 배우, 아버지에게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출연한 음치 가수 등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출연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이선영 책임 프로듀서 / 사진제공=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이선영 책임 프로듀서 / 사진제공=Mnet
이선영 CP는 다섯 번째 시즌의 출연자들에 대해서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CP는 “우리 프로그램이 정규 방송이 아니라 시즌제 방송으로 휴지기를 두는 이유가 있다. 대단한 실력자와 재미있는 음치들이 립싱크 연습을 하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라며 “앞서 황치열, 김민석 등이 ‘너목보’ 출신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 시즌 역시 빵 터질 것 같은 출연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선 오늘(25일) 방송되는 1회 미스터리 싱어들부터 색다르다. 글로벌 특집으로 꾸며져 현재 ‘너목보’ 포맷이 수출된 6개국의 외국인 미스터리 싱어들이 나선다. 각각 ‘말레이시아 너목보 최고 시청률을 찍은 바리스타’ ‘필리핀 너목보 초대가수를 울린 행사퀸’ ‘불가리아 너목보로 가수 데뷔한 황치열’ ‘태국 너목보 비운의 연습생 S양’ ‘인도네시아 너목보 한국계 실력자 존 리’ ‘루마니아 너목보 2회 우승자’라는 이름으로 출연한다.

불가리아에서 온 미스터리 싱어는 “불가리아에서 ‘너목보’는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평균 시청률 30%을 지키고 있으며 최고 시청률은 46%까지 찍었다. 덕분에 (현지 ‘너목보’에) 출연한 이후 팬들이 많이 생겼고 기획사에서 러브콜도 받았다”고 했다.

필리핀 미스터리 싱어 역시 “‘너목보’에 출연하기 전에는 지인들의 요청을 받아 연말, 신년 파티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너목보’에 출연한 이후 몸값이 3배로 뛰고 하루에 5개의 행사를 다닐 만큼 바빠졌다”고 말해 ‘너목보’에 대한 현지에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한국에 오는 것이 어려서부터 꿈이었다”는 태국의 미스터리 싱어는 “6년 정도 기획사의 아카데미에서 연습생으로 지내며 K팝 가수를 꿈꿨다. 한국의 ‘너목보’에서 연락을 받고 ‘제발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국내 예능이 해외에서 이 같은 사랑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이 CP는 “음치를 찾는다는 역발상이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보통 미국, 유럽 예능의 포맷이 인기다. ‘한국 예능은 어떨까?’라는 해외 관계자들의 호기심에서 ‘너목보’ 판권 수출이 시작됐다. 그러다 반응이 좋아 한 국가 안에서도 여러 채널들이 판권을 수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기획할 당시 우리나라에 오디션 프로그램이 너무 넘쳤어요. 보는 내가 너무 지쳤을 정도로요. 재미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아이템을 모두 모은 끝에 나온 게 ‘너목보’입니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의 오디션 프로그램만 보다가 음치들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빵 터진 거죠.”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음치 수사대 신동(왼쪽), 장도연 / 사진제공=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5’ 음치 수사대 신동(왼쪽), 장도연 / 사진제공=Mnet
이 CP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원래 드라마가 방영되던 시간대에 편성됐다. 시청률이 드라마보다 더 잘 나와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고 한다. 태국에서 흥행하니 인접 국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어 버전으로 만들었다가 반응이 좋아서 말레이시아어 버전으로 다시 만들었다. 또 불가리아에서도 시청률이 잘 나오니 인접한 루마니아에서 판권을 사갔다. 이 CP는 “불가리아 ‘너목보’의 첫 녹화 컨설팅을 갔던 국내 제작진이 그날 출연한 미스터리 싱어들을 대부분 가려내 현지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이 같은 해외에서의 인기 때문에 국내의 시즌5에도 고민꺼리가 생겼다. 음치와 실력자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었다. 이 CP는 “(시청자들이)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서 음치의 수가 실력자의 수보다 적어 프로그램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혹평도 들었는데, 그만큼 잘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도 많다”며 두 가지 의견을 모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음치와 실력자를 가린다는 포맷이 단순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금세 질리지 않겠느냐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너목보’에는 포맷을 넘어서는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벌써 시즌5가 왔습니다. 좀 더 치밀하고 세밀한 구성, 출연진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전의 묘미에서 오는 단순한 재미보다 미스터리 싱어들의 꿈, 무대에 서는 이유 등을 보여주고 싶어요. Mnet 버전의 ‘전국 노래자랑’처럼 우리 주변의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노래는 못하지만 무대에 서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매력을 살려 사랑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제작진은 오늘도 밤을 샐 예정입니다.”

‘너목보5’의 1회 게스트는 인기그룹 블락비다. 블락비 멤버 전원이 출연해 6명의 해외 미스터리 싱어들 중 음치와 실력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MC는 지난 시즌에 이어 가수 김종국, 슈퍼주니어 이특과 개그맨 유세윤이 맡았다. 오늘(25일) 오후 8시 방송되는 ‘너목보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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