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영화 '염력'으로 돌아온 류승룡

운석이 녹은 물 마시고 초능력을 얻게 된 '소시민'
점차 사회적 정의감 깨달아

"할리우드의 슈퍼 영웅 아닌 평범한 사람의 희망 이야기"
"현실에 있을법한 '아재 히어로' 기대하세요"

영화 ‘7번방의 선물’ ‘광해:왕이된 남자’ ‘명량’ 등으로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은 류승룡(사진)이 ‘도리화가’(2015년)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판타지 영화 ‘염력’에서 한국형 슈퍼히어로로 등장한다.

어느 날 운석이 녹은 물을 마시고 놀라운 힘을 갖게 된 평범한 경비원이 10년 전 버리고 떠났던 자신의 딸과 철거민을 돕는 이야기다. 총제작비 130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한국형 좀비영화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류승룡을 만났다.

“한국형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신선한 소재,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여 출연을 결심했어요. 간절히 염원하면 이뤄진다는 주제도 좋았고요. 무엇보다 평범한 사람에게 웃음과 희망을 전달하는 해피엔딩이거든요.”

그가 해낸 ‘아저씨 히어로’는 정의감 따위는 없는 소시민이다. 초능력이 생겨 돈 벌 궁리만 하다가 딸 때문에 사회적 정의와 책임감을 깨닫는다.

“주인공이 이기적인 삶에서 이타적인 삶으로 옮겨가는 일종의 성장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슈퍼 영웅처럼 근사한 복장이 아니라 후줄근한 점퍼를 입고 나오는 것이 다르죠. 무엇보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라는 게 강점입니다.”

주인공의 초능력은 라이터를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 대형 냉장고를 나르고, 슈퍼맨처럼 날아다니는 것으로 진화한다. 하늘을 나는 액션 장면은 카메라 120대를 원형 배치해 촬영한 뒤 필요한 표정과 동작을 모아 재구성했다. 이 때문에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것보다 표정과 동작이 살아 있다. 그가 초능력으로 차를 찌그러뜨리는 장면도 CG가 아니다. 특수장치를 차량 내부에 설치한 다음 이 장치가 차를 잡아당겨 구기는 식으로 찍었다. 수십 명이 초능력을 맞고 날아가 떨어지는 장면도 각자 와이어를 맨 채 던져지는 모습을 포착했다. 특수효과와 무술팀이 효과적으로 공동 작업한 결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작품 외 여러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겹쳐 촬영하고 있다. 오는 3월 영화 ‘7년의 밤’이 개봉하고, 제작 중인 드라마 ‘킹덤’은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영화 ‘극한 직업’까지 개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치기 어린 욕심과 열정으로 나 자신만 돋보이려 했지만, 이제는 캐릭터에 필요한 진액을 뽑아내지 못할까 두려움이 앞섭니다. 많은 선배들이 해냈던 훌륭한 연기를 하는 게 꿈입니다. 연기하지 않는 연기 말이죠.”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