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기적을 만든 그룹 모모랜드/사진제공=더블킥컴퍼니
기적을 만든 그룹 모모랜드/사진제공=더블킥컴퍼니
음원차트 상위권 기록, 음악방송 1위 , 뮤직비디오 유튜브 1000만 뷰… 가요계에서 ‘대세’를 가리는 기준이다. 어느 정도 인기 있다는 가수들도 한꺼번에 이루기 힘들다는 성과를 데뷔 3년 차 걸그룹이 당당히 해냈다. 모모랜드(혜빈, 연우, 제인, 태하, 나윤, 데이지, 아인, 주이, 낸시)다. 한 번의 데뷔 실패를 겪었던 모모랜드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려 ‘대세’ 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모모랜드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모모랜드가 지난 3일 발표한 신곡 ‘뿜뿜’의 뮤직비디오는 23일 오후 2시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0만 건을 기록했다. 공개 20일 만이다. 이로써 모모랜드는 데뷔 후 처음으로 1000만 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게 됐다.

‘뿜뿜’의 음원차트 순위는 발매 당시 100위 바깥이었다. 모모랜드가 음악방송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흥겨운 EDM 사운드, 자타공인 ‘흥부자’인 멤버들의 퍼포먼스, 독보적인 흥의 소유자 주이의 독무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차트 역주행’의 시동을 걸었다. 상승세를 탄 ‘뿜뿜’의 순위는 23일 오후4시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36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엠카운트다운’에서는 1위까지 차지했다. 모모랜드는 이날 데뷔 후 첫 1위 트로피를 품에 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뿜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모랜드 / 사진=텐아시아 DB
‘뿜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모랜드 / 사진=텐아시아 DB
모모랜드가 만든 기적이다. 실패의 경험에도 좌절하지 않고 일군 것이기에 더욱 빛난다.

모모랜드는 2016년 7월 Mnet의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을 처음 만났다. 당시 연습생이었던 멤버들은 모모랜드로 데뷔하기 위해 치열하게 서바이벌에 임했으나 국민 프로듀서 열풍을 일으켰던 ‘프로듀스101 시즌1’이 종영한 뒤에 방송된 터라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다. 서바이벌 최종 미션으로 주어진 게릴라 콘서트에서 관객 3000명을 동원하는 데 실패했을 정도로 인지도도 낮았다.

모모랜드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당시 찾아와준 2300명의 관객들 덕분에 “팬 한 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했다. 최종 미션에 실패한 탓에 데뷔가 미뤄진 2개월 동안 실력을 갈고 닦는 데 집중했다.

2016년 11월 ‘짠쿵쾅’을 타이틀로 내세운 미니앨범 ‘Welcome to MOMOLAND’로 데뷔한 모모랜드의 차별화된 매력은 흥과 끼였다. 모모랜드는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2017년 트로트가수 홍진영이 주최한 ‘따르르 안무 공모전’에 참가했다가 백업댄서로 발탁됐다. 그 뒤 홍진영과 함께 각종 행사 무대에 오르며 유쾌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안무를 선보였다.

행사 영상들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흥과 끼를 모모랜드만의 색깔로 밀고 나갔다. 남다른 에너지로 시선을 사로잡는 주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모랜드가 지난 여름 발표한 ‘어마어마해’는 주이가 댄스 브레이크의 센터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주이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춤사위가 인기를 끈 것. 덕분에 주이는 탄산음료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고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도 출연했다. 이로 인해 주이, 모모랜드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팬덤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모모랜드를 대표해 활약 중인 주이/사진=텐아시아 DB
모모랜드를 대표해 활약 중인 주이/사진=텐아시아 DB
멤버 한 명이 팀을 대표하며 인지도 상승을 견인하는 일은 가요계에서 새삼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모모랜드의 반전 드라마가 대견한 이유는 이를 받아들이는 멤버들의 태도에 있다. 스타덤의 중심에 선 주이는 데뷔 초 ‘셀기꾼’(셀카+사기꾼)이라고 불리며 외모와 관련한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셀카 속 얼굴과 실제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주이는 “힘들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겨내지 못할 거라면 가수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나는 워낙 긍정적인 편이다. 미의 기준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또 “그렇게라도 관심을 받아서 다행이다. 덕분에 모모랜드를 알렸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광고, 예능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주이를 지켜보는 멤버들의 마음가짐도 따뜻하다. 연우는 주이에게 이목이 쏠리는 데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면서 “주이가 밝게 활동해줘서 모모랜드가 많이 알려졌다. 힘들 텐데도 웃으면서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낸시 역시 “우리는 주이 없으며 못했다. 주이에게 고기를 사줘야 한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가수 활동을 향한 열정과 언제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철저한 준비성, 멤버 서로를 아껴주는 돈독한 팀워크가 오늘날의 모모랜드를 만들었다. 모모랜드가 이 마음가짐을 유지해 앞으로도 기적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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