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8일 종영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화면 캡처.
지난 18일 종영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화면 캡처.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와 슬기로운 캐릭터 활용법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 ‘슬기로운 감빵생활’ 최종회가 방송됐다. 최종회에 이르기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전개돼온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제혁(박해수)은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마운드 위에 올랐으며 지호(정수정)와도 키스하며 사랑을 확인했다. 제희(임화영)와 준호(정경호)의 사랑도 제희가 제혁에게 준호와의 사랑을 고백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쳤다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기대를 모은 것 중 하나는 러브라인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여주인공을 놓고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섬세하고도 미묘하게 그려내 ‘남편 찾기’ 자체만으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조연이었던 ‘해롱이(이규형)’의 러브라인이 화제를 모았다. 해롱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가진 시청자들은 ‘해롱이의 남편찾기’에 재미를 갖고 매회 관심있게 지켜봤을 정도다.

해롱이는 극 중 재벌 2세이자 약사이지만 마약을 복용해 감빵 생활을 하게 된 유한양의 별명이다. 해롱이는 감옥에 오기 전 친구였던 송지원(김준한)과 연인이 됐지만, 입소한 후에는 같은 방을 쓰는 유대위·유정우(정해인)와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게 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남편 찾기’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 둘 중 하나였다. 하지만’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어남원(어차피 남친은 송지원)’ 혹은 ‘어남유(어차피 남친은 유정우)’가 된 셈이다. 이렇게 묘한 기류를 끌어오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제작진은 극 후반부 해롱이가 출소 후 다시 마약을 하는 충격을 선사하며 반전의 재미를 줬다.

제혁(박해수)과 지호(정수정), 준호(정경호)와 제희(임화영)의 사랑도 아련함과 설렘을 안겨주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별다른 삼각관계는 없었지만, 네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력이 두 러브라인을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해롱이의 남편찾기’가 극에 재미를 톡톡히 더할 수 있었던 건 해롱이, 유대위라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아 숨쉬게 했던 배우들의 연기력과 이를 십분 활용한 제작진의 캐릭터 활용법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캐릭터의 열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캐릭터들의 활약이 눈부셨던 드라마였다.

해롱이, 유대위를 포함해 ‘팽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팽부장(정웅인), 조주임(성동일), 고박사(정민성),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똘마니(안창환), 명교수(정재성)부터 ‘고척총잡이’ 준돌(김경남)까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조연들은 교도소 안팎을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후속으로는 이보영, 허율 등이 출연하는 ‘마더’가 방송된다. ‘마더’는 오는 24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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