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배우 이혜정(왼쪽부터) 하용수, 민병국 감독, 이일화, 정나온, 남민우가 18일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천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배우 이혜정(왼쪽부터) 하용수, 민병국 감독, 이일화, 정나온, 남민우가 18일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천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배우 이일화가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한 여인으로 나타났다. 데뷔 23년 만에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 ‘천화’에서다.

‘천화’는 치매 노인(하용수)의 인생을 바라보는 한 여인(이일화)과 그녀의 곁에 선 한 남자(양동근)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천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서울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렸다. 이일화, 양동근, 하용수, 이혜정, 정나온, 남민우, 민병국 감독이 참석했다. 양동근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하용수는 이번 영화를 통해 23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했다. 그는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는데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몇십 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배우다’라는 자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몰입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일화는 첫 주연작인 만큼 많은 모습들을 담았다. 노출신부터 담배 피우는 장면 등 평소 TV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낯선 모습이다. 이일화는 “걱정이 많아서 감독한테도 부탁을 많이 드렸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 ‘뭘 그렇게 걱정했을까’ ‘좀 더 나오면 어때’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만약 그런 장면이 있다면 전 여배우니까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시나리오의 주인공인 윤정 역은 20대 후반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이일화가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민병국 감독이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설정을 변경해 함께하게 됐다.

영화의 배경은 제주도다. 그동안 알려졌던 제주의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 곳곳의 비밀스러운 자연이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민 감독은 “제주도에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이 있지 않으냐. 하지만 거기에 있다 보면 고립감 같은 게 느껴진다”며 “그런 것들이 아름다움과 상충되는 게 좋았다. 인물들과 사건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다소 낯선 배우들이 몇몇 출연한다. 이혜정은 플라밍고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천화’에서 첫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상황에 흡수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하니까 몽롱하고 불안한 감도 있었다. 영화를 마치고 나니 한편으로는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정나운은 SBS 공채 탤런트다. 이일화와는 SBS 공채 선, 후배 사이다. 그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어떤 계산으로 저렇게 연기했을까’하고 감탄했다. 그런 부분들이 저에게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일화는 “앞으로도 변화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다양한 느낌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화’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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