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EBS ‘신년특집 미래강연 Q’ 방송화면 캡처 /
사진=EBS ‘신년특집 미래강연 Q’ 방송화면 캡처 /
가수 솔비가 1일 방송된 EBS 신년특집 ‘미래강연 Q-호모커뮤니쿠스, 빅 픽처를 그리다’에 강연자로 출연해 스토킹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시종 따뜻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솔비는 자신이 보여준 아트 퍼포먼스 ‘레드’의 영상을 소개했다. 그는 여성을 주제로 구상했다며 “블랙은 세상으로 받는 상처, 레드는 부활, 화이트는 상처를 지우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처는 덮어질 뿐 지워지지 않는다. 백색이 아니라 회색이 될 뿐”이라며 “내 퍼포먼스를 보던 관객을 일종의 방관자로 설정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이슈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없어 의도하지 않게 방관자가 돼야 할 때도 있지만 작업으로 표현하며 전달하고 있다. 오늘도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11년간 연예인으로 살면서 악성 루머로 고통받았다. 고소 후 가해자들을 만났을 때 수익보다 벌금이 낮아 그 일을 했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어 “사이버 범죄를 넘어 실제 스토킹이 일어나고 성폭력 범죄들이 스토킹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스토킹 처벌은 벌금 1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스토킹에 대한 보호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솔비는 “이제 심각성을 느낀다. 스토킹을 잡지 않고 큰 범죄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큰 사건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라며 “처벌 기준을 가해자 입장에서 만들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기준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법안 제정을 추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회의원 표창원은 “솔비의 강연 내용은 여러 빅데이터와도 맥이 닿는다. 제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패널로 출연한 전 국회의원 이재영 역시 “스토킹 관련 법안은 18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다. 사회적 이슈로 끌어내야 국민의 관심이 생기고, 유권자의 관심이 생겨야 국회가 더 빨리 움직인다. 솔비가 공인으로 나누기 힘든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박수를 보냈다.

솔비는 “쉽지 않은 자리였지만 피해자가 더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용기를 드리고 싶어 나도 용기를 냈다”며 “피해를 받으면 법에 의지해야 하고 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신뢰를 줘야 한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피해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설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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