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CJ E&M, 키세스-D.C Records, 민서-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영근-CJ E&M, 키세스-D.C Records, 민서-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는 아이돌그룹이 대세를 차지한 가운데서도 솔로 가수들의 저력이 인상 깊었다. 신승훈, 윤종신, 나얼 등 베테랑 발라드 가수들이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유, 에일리, 헤이즈 등 개성이 뚜렷한 20대 솔로 가수들도 ‘음원 강자’로 거듭났다. 이 기세에 힘입어 새해에도 솔로 가수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 하반기 각양각색의 감성으로 가요계에 등장한 신예 솔로 김영근(사진 왼쪽), 키세스(가운데), 민서(오른쪽) 등이 그 선두에 선다.

‘지리산 소울’ 김영근, 공감의 음악

지난해 Mnet ‘슈퍼스타K 2016’(이하 ‘슈스케’)에서 우승한 김영근이 지난 21일 첫 EP앨범 ‘아랫담길’을 내놓고 가수의 꿈을 이뤘다. 김영근은 ‘슈스케’ 출연 당시 담담한 창법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고향인 경남 함양에 있는 지리산의 이름을 빌려 ‘지리산소울’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데뷔앨범 ‘아랫담길’에는 ‘슈스케’ 우승으로 입증한 김영근의 실력과 1년의 준비 기간에 이뤄낸 성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목소리’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은 김영근은 데뷔앨범에 그의 목소리가 도드라질 수 있는 발라드를 주요 장르로 삼아 네 곡을 실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노래 ‘아랫담길’, ‘슈스케’ 출연 전후로 변화된 시선을 가사로 푼 자작곡 ‘시선’, 부모님을 생각하며 불렀다는 ‘그대는 모르는 슬픔’ 등이 공감을 자아낸다. 또 다른 수록곡 ‘Where Are You Now’는 트렌디한 어반 장르를 내세워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드라마를 만들 줄 아는 김영근이 자신의 롤 모델로 꼽은 데뷔 27년차 가수 김건모처럼 오래도록 사랑받는 솔로 가수로 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맑은 음색에 그루브 강점 ‘키세스’

키세스는 지난달 30일 데뷔 싱글 ‘K1SSES’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맑은 음색과 특유의 그루브가 강점인 키세스는 R&B 싱어송라이터를 표방한다. 키세스의 장점을 극대화한 데뷔곡 ‘망하길 바랬어’는 이별 후 헤어진 연인을 원망하는 내용의 솔직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키세스는 감각적인 보컬로 가사 전달력을 높였다.

키세스는 국내 데뷔 전 미국에서 10여 년 동안 생활했다. 현지에서 열리는 각종 한인축제에서 무대 경험을 쌓았고 같은 꿈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음악 작업도 꾸준히 했다. 2003년 미국에서 데뷔해 국내에도 알려진 재즈 힙합 뮤지션 케로원과 올해 ‘쇼미더머니6’로 인기를 끈 국내 래퍼 킬라그램이 그의 작업 동료다. 다양한 음악인과의 작업으로 실력을 키운 키세스는 현지에서 열린 송 캠프에 참여한 국내 음악 프로듀서의 눈에 들어 데뷔하게 됐다.

키세스의 데뷔 타이틀곡 ‘망하길 바랬어’와 수록곡 ‘…’을 다양한 버전으로 재해석한 영상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키세스는 “넬의 보컬 김종완처럼 자기 전에 듣고 싶은 목소리의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그가 차세대 ‘고막여친’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괴물신인’ 민서 온다

‘윤종신의 뮤즈’ 민서는 새해 가요계를 이끌 ‘괴물신인’으로 꼽힌다. 공식 데뷔 전 발표한 ‘월간 윤종신 10월호’의 ‘좋아’가 음원차트 1위는 물론 KBS2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까지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깔끔한 음색과 담백한 창법이 민서의 최대 강점이다.

민서는 앞서 ‘슈퍼스타K7’에서 톱8까지 올라가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에서 2년여간 트레이닝을 받으며 성장했다. 연습생 때부터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에 세 번이나 참여했고, 영화 ‘아가씨’ 엔딩곡을 부르는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받았다.

가요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스틱의 대표 프로듀서이자 가수 윤종신이 민서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민서는 데뷔앨범을 작업 중이다. 데뷔 전부터 뜨겁게 주목받은 데 따른 부담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음악에 녹여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민서는 “윤종신 선생님이 칭찬한 ‘애조가 깃든 목소리’를 최대한 살리되 여러 장르를 시도하는 것이 가수로서의 목표”라고 했다.

그의 데뷔앨범에 어떤 음악이 실릴지, 이를 통해 새해에 팬들과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예지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