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승자 없는 지상파 3사 월화극
지상파 3사 월화극이 침체기에 빠졌다. SBS ‘의문의 일승’, MBC ‘투깝스’, KBS2 ‘저글러스’ 등 어느 작품 하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의미 없는 1위 전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방송된 ‘저글러스’ 4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이하 동일) 8.0%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전날 3회 시청률(6.8%)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의문의 일승’은 11회 6.6%, 12회 7.7%로 전날 9회(6.4%), 10회(7.8%)보다 소폭 떨어져 2위를 했다. ‘투깝스’는 1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11회 6.0%, 12회 7.0%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각각 1.1%포인트씩 떨어졌다.

시청률 경쟁에 뒤늦게 합류한 ‘저글러스’는 두 작품을 꺾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3사 모두 시청률 격차가 미미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1위 ‘저글러스’와 2위인 ‘의문의 일승’은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세 작품 모두 소수점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동시에 시작한 ‘투깝스’와 ‘의문의 일승’은 형사물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각각 배우 조정석과 윤균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연기력에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입증하는 만큼 두 작품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였다. 조정석은 ‘투깝스’에서 사기꾼과 형사 1인 2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지만 주변 인물의 어색한 연기와 흡입력 없는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의문의 일승’을 이끄는 윤균상 역시 마찬가지다. 사형수에서 가짜 형사가 된 김종삼 역을 맡아 분투하고 있지만 산만하고 허술한 전개가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시청률이 상승한 ‘저글러스’ 주연은 백진희와 최다니엘. 직장 상사와 비서의 이야기를 다뤘다. 현실적이면서도 거침없이 망가지는 배우들의 코믹 열연이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면서 시청률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방송 초반 ‘투깝스’와 ‘의문의 일승’은 시청률 7~8%대를 유지하며 소수점 차이로 1, 2위를 오갔다. 어느 것 하나 상승세랄 것 없이 시청률 답보 상태에 빠졌다. 반격을 시작한 ‘저글러스’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의미 없는 1위 전쟁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슬기 한경텐아시아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