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장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
겨울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 생각나는 작곡가로 장 시벨리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핀란드 사람이란 선입견도 작용했겠지만 그의 음악은 침엽수림과 호수, 설원 그리고 핀란드의 장엄한 신화 모음 ‘칼레발라’를 떠올리게 한다.

34세(1899년)에 완성한 그의 첫 교향곡은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와 보로딘, 오스트리아의 브루크너를 모방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약간의 그림자를 드리운 정도일 뿐 시벨리우스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갖고 있다. 독일-오스트리아 전통의 엄밀한 구성 형식에서 제법 자유롭고, 러시아적인 센티멘털리즘과도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북유럽의 투쟁과 사랑을 조금은 투박한 느낌으로 그려낸 ‘칼레발라’의 분위기를 닮은 것 같다. 그런 생경함 때문에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흥분이 일어서 좋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