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박신혜 "사회초년생 변호사로 변신, 똑부러진 연기 승부 걸었죠"
한류스타 박신혜(27·사진)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2009)와 ‘상속자들’(2013) ‘닥터스’(2016) 등이 일본과 중국 등에서 대성공한 뒤 매년 4~5개 아시아 도시에서 순회 팬미팅을 펼치고 있다. 영화에선 주로 비중이 작은 주연이나 조연으로 나서던 그가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침묵’(감독 정지우)에서 최민식에 이어 두 번째 큰 비중의 주역을 맡았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딸이 용의자로 지목된 기업 오너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박신혜는 오너 딸의 무죄를 확신하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았다. 2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내가 확신하는 정답이 실제 정답이 아닐 때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랄까, 반전의 매력이 뛰어난 영화예요. 퍼즐을 맞추고 궁금증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재미를 줄 것입니다.”

극중 임태산 회장의 약혼녀에 대해 철부지 딸은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다가 음주운전으로 치어 죽인 혐의로 체포된다. 진실을 찾아 나선 임태산은 놀라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시도한다.

“딸의 무죄를 확신한다는 이유로 대기업 변호사로 선임된 변호사죠. 자신이 모든 상황에 발을 담그고 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배역이에요.”

그는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역을 많이 해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는 맹탕이에요. 제가 하려는 것은 똑 부러지겠지만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그저 듣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멜로에 많이 출연했지만 그때는 너무 어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사랑 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이제 막 시작하는 전문직 사회 초년생 배역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는 영화에서 작은 배역을 일부러 맡은 이유가 흥행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드라마들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제 힘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힘이었죠. 파트너(장근석, 이민호, 김래원) 복이 컸고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작가(홍자매, 김은숙, 하명희)들을 만난 덕분이었어요. 영화에서 관객을 끌어들일 힘을 제가 지녔을지, 부담이 컸습니다.”

유명 작가들이 자신을 캐스팅하는 이유를 물었다.

“제 외모는 완벽하지 못해요. 약간의 심심함(?)이 있어요. 다만 여러 배우와의 ‘케미’가 좋다고들 합니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도 한몫하고요. ”

그는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태국 대만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도 매년 팬미팅을 열고 있다.

“해외 팬들이 요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강동구청 근처 양대창 식당)까지 찾아와요. 팬들은 (저의) ‘여리여리’한 매력보다는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좋아해요. 주로 주체적인 여주인공을 맡는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각국 팬의 반응을 이렇게 구분했다. “일본 팬은 조용한 편이에요. 중국 팬은 활기가 넘칩니다. 태국과 필리핀 팬들이 가장 뜨거워요. 저보다 신나게 얘기하고 노래를 부르죠. 이번 영화도 해외 팬들이 많이 볼 것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