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대니얼 대 김, 숄더룬드, 안드리스
왼쪽부터 대니얼 대 김, 숄더룬드, 안드리스
“한국 콘텐츠는 대체로 밝고 가벼워요. 동시에 감정의 폭이 깊죠.”

해외 전문가들이 내놓은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평가다. 지난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에 K포맷 수입을 위해 잇따라 방문한 니콜라 숄더룬드 에코라이츠 대표, 로렌스 안드리스 미국작가조합재단 부회장, 배우이자 제작자인 대니얼 대 김 등은 한국 콘텐츠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에코라이츠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북유럽 최대 콘텐츠 배급사다. 한국의 팬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2015년 방영된 드라마 ‘킬미 힐미’의 포맷을 배급하기로 한 회사다. 숄더룬드 대표는 “한국 작품들은 밝으면서도 거친 고난을 꿋꿋이 이겨내는 사랑 이야기가 많다”며 “세계 어디서도 통하는 스토리여서 한국 제작사들과 더 많은 계약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미드 ‘슈퍼 내추럴’ 등을 집필한 안드리스 부회장은 한국 작품만의 ‘명확한 메시지’에 관심을 가졌다. 안드리스 부회장은 “미국 시청자들은 20초 내에 ‘이 방송은 어떤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확실하고 통합적인 ‘빅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며 “한국 작품들은 홍보 포스터만 봐도 ‘아, 나 저거 알아’라고 얘기할 수 있는 빅 아이디어를 많이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ABC에서 ‘더 굿닥터’ 방송을 성사시킨 대니얼 대 김은 한국 드라마에 대해 “강렬하다”고 한마디로 말했다. 그는 “미국 드라마는 색깔로 치면 회색과 같을 정도로 차분하고 감정 표현이 많지 않다”며 “한국 드라마는 어떤 감정이든 100% 확신하며 온몸으로 표현해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K포맷을 수입해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국 등 같은 아시아권에선 곧장 제작되곤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수출 이후 제작까지 2~3년 걸린다. 문화적 차이가 커서 더욱 정교한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대니얼 대 김은 “이혼이나 가족 문제는 한국 작품에선 중요해도 미국에선 큰 이슈가 아닐 수 있으며 이런 차이를 좁혀 나가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지금까지 했던 것과 다르게 제작할 필요는 없고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지키며 차별화된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