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봉하는 SF 블록버스터 영화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
오는 30일 개봉하는 SF 블록버스터 영화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
SF 블록버스터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30일 개봉)는 프랑스 흥행 감독 뤽 베송이 빚어낸 ‘화려한 우주쇼’다. 1967년 출간된 프랑스 원작만화 ‘발레리안과 로렐린’을 옮긴 이 영화는 첨단기술이 빚어낸 초고도 문명에서 기묘한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사는 미래 세상을 독특하게 그려냈다. 약 2400억원을 투입해 2743개 커트의 특수효과 장면으로 구현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8세기 화려한 우주쇼…2400억 들인 '뤽 베송표 스타워즈'
이 영화는 28세기 미래의 우주 평화를 지키는 요원 발레리안(데인 드한 분)과 로렐린(카라 델러비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남녀 주인공은 30년 전 뮐 행성과 함께 사라진 진주족의 애완동물인 컨버터(진주를 생산하는 동물)를 구해오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인간종족의 사령관(클라이브 오언)이 그릇된 판단으로 선량한 외계종족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두 주인공은 정의를 되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을 초능력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 휴머니즘을 지닌 평범한 영웅으로 그린다. 외계종족이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니라 평화를 추구하는 착한 존재로 묘사되는 것도 독특하다.

영화는 두 주인공의 로맨스를 바탕으로 타락한 기성 질서와 권력을 고발한다. 사령관은 기성 질서와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가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하는 이유는 휴머니즘을 잃은 채 자신의 권력만 추구한 결과다. 사령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는 두 남녀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며 다른 생명체에 대해서도 애정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국가와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는 일이 공교롭게도 타인과의 사랑과 공존 가능성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고발한다. 두 남녀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사랑을 끊임없이 훼방받는 장면이 그것이다. 발레리안이 군인으로서 정부 재산인 컨버터를 외계종족을 구하기 위해 건네줄 수 없다고 고민하는 대목도 그렇다. 결국 두 남녀는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제3의 길을 택한다.

미래 종족이 살아가는 알파 스테이션이란 공간은 관객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첨단 우주선들이 우주정거장을 내왕하거나 초고층 빌딩 사이로 빠르게 날아다닌다. 기묘한 모습의 외계종족도 구경거리다. 뤽 베송이 20년 전 연출한 SF ‘제5원소’(1997)에서 보여준 미래상보다 다채롭고 정교해 보인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섹시한 악당 해리 역을 해낸 데니 드한과 샤넬 모델로 유명한 카라 델러비인이 주연하고 중견배우 클라이브 오언과 에단 호크 등이 함께한다. 팝스타 리한나는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아티스트 버블 역으로 매력을 뽐낸다. 그룹 엑소 출신으로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크리스가 비중 있는 에이전트 역으로 출연했다.

‘레옹’ ‘니키타’ ‘그랑블루’ ‘제5원소’ 등으로 세계 최고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뤽 베송이 오랜만에 새로운 볼거리를 추가했다. 10세 때 원작 만화를 처음 접한 뒤 40여년 만에 영화화했다는 뤽 베송은 “‘발레리안’은 어른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는 영화”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