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비긴어게인' PD "'호기심왕' 노홍철, 시청자 시선 대변"(인터뷰②)
떠난 JTBC ‘비긴어게인’ / 사진제공=JTBC" />

두 번째 여행지 영국으로
떠난 JTBC ‘비긴어게인’ / 사진제공=JTBC

⇒인터뷰①에서 계속

10. ‘비긴 어게인’에서는 연습 버전, 허밍 버전, 기타 치는 유희열 버전 등 완벽하게 부르지 않는 노래들도 전파를 탄다. 그 이유가 있나?
오윤환PD : 개인적으로는 소품집이라고 하는데 그런 대충 부르는 노래들을 골라내는 것이 더 재미있다. 시청자들도 ‘대단한 사람들도 연습할 때는 이렇게 하는 구나’ ‘이소라도 평소엔 노래를 다 흥얼거리네?’하면서 보기를 바랐다.

10. 이소라는 워낙 방송 출연도 뜸했고 ‘이소라는 평상시 어떤 모습이다’라는 설만 많았다. 실제로 만난 이소라는 어떤 모습인가?
오윤환PD : 방송에 나오는 모습 그 자체다. 잘 웃고 단 것 좋아하고 농담도 잘한다. 그런데 음악을 할 때만큼은 정말 프로페셔널하다. 그래서 이소라가 음악을 시작하면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소라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이소라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10. 윤도현은 ‘청혼’ 보사노바 주법을 연습해온 것부터 버스킹 관객들에게 얘기할 멘트를 준비하는 것까지 ‘성실한 로커’ 이미지를 얻었는데.
오윤환PD : 윤도현과는 몇 년 전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같이 했다. 그 때부터 참 성실한 사람이란 걸 느꼈다. 이제야 윤도현의 매력을 시청자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또 매번 버스킹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톱 로커 중 한 명인데 알아서 바람잡이 역할을 해주니 고맙다. 록밴드의 프론트맨이라 관객과 호흡하는 것에 촉이 있다. 알아서 몸개그도 해주고, 예능 캐릭터도 맡고 있다. 정말 고맙다.(웃음)

10. 유희열은 어떤가?
오윤환PD : 제작진의 의도를 정말 잘 읽어준다. 제작진은 한 번도 누구에게 무슨 노래를 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바람이 분다’를 부르기 꺼려하는 이소라를 다독였던 이도 유희열이었다. 노홍철을 위해 악보가 준비돼있지 않은 노래의 코드도 일일이 따줬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음악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부끄러워한다. 그걸 굉장히 오글거린다고 생각한다.(웃음)

윤도현(왼쪽)·유희열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윤도현(왼쪽)·유희열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10. 노홍철은 왜 캐스팅했나?
오윤환PD : 음악인 3명만 갔다면 중간에 여행이 파투나지 않았을까? 음악 스타일이 각자 다르고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음악인들이 모여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긴장감을 띨 수밖에 없다. 중간에 밝고 여행 좋아하고, 동생 같은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홍철이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캐스팅을 한 거다.

10. 가수 세 명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인가?
오윤환PD : 출연 전 노홍철이 MC라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난 노홍철에게 MC 역할을 원한 적이 없었다. 노홍철은 내가 아는 예능인 중 가장 호기심 많고 여행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비긴 어게인’과 노홍철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노홍철에게도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세 사람과 함께 여행을 즐겨줄 것을 요구했다. 사실 이소라와 그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한편으로는 시청자의 시선을 대신해주길 바랐다. 음악 좀 하는 세 사람이 서로 조율하고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누군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봐주길 바랐다. 학생 때 음악 잘하는 선배들 있으면 동경하고 또 자기도 조금씩 따라해 보려는 것처럼 노홍철이 음악 잘하는 사람들 쫓아다니면서 조금씩 변화하길 기대했다.

노홍철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노홍철 / 사진제공=JTBC ‘비긴어게인’
10. 아일랜드 첫 번째 버스킹이 끝나고 노홍철이 우는 모습을 두고 버스킹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오윤환PD : 노홍철뿐만 아니라 다른 세 명, 심지어 제작진까지 이해가 부족하다.(웃음) 처음부터 하나의 공연을 두고 모두 동일한 의견을 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출연자들조차 공연을 끝내고 의견이 모두 다르다. 시청자들의 의견 또한 모두 다를 거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성공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쉬움이 가득한 공연일 수 있다. 그래서 제작진은 버스킹의 성공·실패를 말하지 않는다. 자막으로도 안 쓴다. 경쟁할 사람도 없고, 우리가 몇 명을 모으라고 미션을 준적도 없는데 성공·실패를 가릴 이유가 없다. 각자가 느낀 대로 음악을 이해하면 된다.

10. 이제 두 번째 여행지 영국 편의 관전 포인트를 미리 짚어준다면?
오윤환PD : 영국은 체스터·리버풀·맨체스터 이렇게 세 도시를 갔는데 도시마다 공연의 형태가 달랐다. 아일랜드 편보다 보는 맛이 확실히 있을 것이다. 또 오아시스와 비틀즈의 나라답게 우리에게 친숙한 곡들을 듣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여행이라 더욱 가까워진 멤버들을 볼 수 있으면서도 한 번 버스킹을 경험하고 간 여행이라 의견을 조율하가는 양상이 전과 또 달랐다. 통일된 의견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10. ‘비긴 어게인’의 버스킹 여행은 JTBC ‘뭉쳐야 뜬다’처럼 휴식 없이 방송이 이어지나, 아니면 tvN ‘신서유기’처럼 시즌을 거듭하나?
오윤환PD : 레귤러든 시즌2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 어떤 것이 음악에 대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방향일지 고심하고 있다. 그전에 당장 이번 주 방송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웃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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