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엠카운트다운’ 박지훈 / 사진제공=Mnet
‘엠카운트다운’ 박지훈 / 사진제공=Mnet
방송에서 선보인 윙크 한 번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애교는 유행이 됐다. 입고 나온 옷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더니 광고주들의 섭외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최종 2위를 기록해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WannaOne)으로 데뷔하게 된 마루기획 소속 연습생 박지훈 이야기다.

‘박지훈 신드롬’의 시작은 윙크였다. 지난 3월 9일 ‘엠카운트다운’에서 ‘프로듀스101’ 시즌2에 참가한 연습생 98명이 국민 프로듀서들 앞에 첫 선을 보인 날이었다. 주제곡 ‘나야 나(픽미)’ 무대가 끝나갈 때 박지훈의 얼굴이 화면에 단독으로 잡혔다. 그는 준비해둔 꽃가루를 허공에 뿌렸고 그 아래서 여유로운 미소와 윙크를 선사했다. 순정만화 속 남자주인공을 옮겨다 놓은 듯한 얼굴에 국민 프로듀서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일명 ‘윙크남’ 박지훈은 단숨에 화제의 인물이 됐다. ‘엠카운트다운’이 끝난 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SNS에는 그의 팬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잇달았다. 약 1개월 뒤인 4월 7일, ‘프로듀스101’ 시즌2 첫 방송에서는 온라인 투표 1위의 영광도 안았다.

‘박지훈 신드롬’의 근원은 잘 생긴 외모만일까? 그렇게 단순한 이유였다면 ‘프로듀스101’ 시즌2 온라인 투표 4주 연속 1위, TV출연자 화제성 비드라마 부문 6주 연속 1위(굿데이퍼코퍼레이션 조사 결과)의 기록은 없었을 것이다.

박지훈은 인기 아이돌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을 거의 갖췄다. 우선 아역배우 출신이라 과거 행적이 깨끗하다. 일부 연습생들이 ‘일진 논란’ ‘과거 SNS 논란’에 휩싸인 반면 박지훈의 과거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9세 때 SBS 드라마 ‘왕과 나’(2007~2008년)에서 선보인 오열 연기, 10세 때 발탁된 중학교 영어 교과서 속 모델의 모습뿐이다.

‘상남자’ 박지훈(왼쪽) ‘오 리틀 걸’ 박지훈 / 사진제공=Mnet
‘상남자’ 박지훈(왼쪽) ‘오 리틀 걸’ 박지훈 / 사진제공=Mnet
무엇보다 실력이 출중하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매긴 A~F 등급 중 B등급에 해당했다. 예쁘장한 얼굴과 상반된 낮은 목소리는 그가 가진 반전매력이다. 안무 실력과 콘셉트를 소화하는 능력도 평균 이상이다. 무대에서 박지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어깨를 흔드는 ‘상남자’가 됐다가 눈웃음을 지으며 ‘오 리틀 걸(Oh Little Girl)’을 외치는 미소년도 됐다. 박지훈은 매 팀별 경연에서 현장 투표로 팀 내 1~2위를 차지했다.

성정은 평온하다. 1위에 올랐을 때는 겸손했고, 2~3위로 내려왔을 때는 담담했다. ‘악마의 편집’에 희생될 일도 없었다. 딱 한 번 예고편에서 박지훈이 연습실 문을 세게 닫고 화내는 모습이 나왔지만 그 역시 몰래카메라의 일부였다.

꾸준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그를 스타덤에 올린 윙크는 수 차례 연습 끝에 탄생했다. 윙크뿐만이 아니다. 박지훈은 ‘프로듀스101’ 시즌2 내에서 정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주목받고자 노력했다. “윙크 다음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는 애교를 만들어 선보였다. 이 문구는 후에 MBC ‘라디오스타’와 KBS2 ‘안녕하세요’ 등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 등장했다. 또 많은 스타들이 방송이나 행사에서 ‘내 마음속에 저장’을 따라 하기도 했다. 박지훈의 노력의 산물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완판남’(착용한 물품을 매진시키는 사람) 자리에도 올랐다. 그가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착용하거나 사용한 맨투맨 티셔츠, 형광색 신발끈, 목 베개와 심지어 구강 청결제는 온오프라인에서 매진됐다. 정식 데뷔 전인데도 광고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주들이 박지훈을 주목하고 있다.

박지훈 워너원 프로필 /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박지훈 워너원 프로필 /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박지훈은 워너원의 멤버로 8월 7일 정식 데뷔한다.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3만 석 규모의 데뷔 프리미어 쇼콘을 열고 가수로 첫 발을 뗄 예정이다. KBS2 ‘해피투게더3’과 tvN ‘현장토크쇼 택시’ ‘SNL 코리아9’와 같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앞두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국가에서 팬미팅 개최도 논의 중이다. 이제 ‘박지훈 신드롬’이 국내외로 뻗어갈 일만 남았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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