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개그맨 황영진과 옥상달빛(왼쪽부터) 박세진, 김윤주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개그맨 황영진과 옥상달빛(왼쪽부터) 박세진, 김윤주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여행작가 손미나와 옥상달빛(김윤주, 박세진)이 특별한 날을 선물했다.

손미나와 옥상달빛은 8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 롯데백화점 광복점 옥상공원에서 열린 ‘한경텐아시아?엔제리너스 루프탑 스페셜티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해 관객들과 함께했다.

먹구름은 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선선한 여름 날씨 속 공연이 시작됐다. 관객들 역시 궂은 날씨에도 자리를 가득 채웠고 먼저 무대에 오른 손미나를 뜨겁게 환영했다. 손미나는 알랭드보통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의 인생학교에 대한 내용과 함께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지적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손미나는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한 얘기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특히 그는 과거 ‘가족 오락관’?‘도전 골든벨’ 등 인기 프로그램은 물론 KBS 9시 뉴스를 진행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던 전성기 시절에 대해 밝히며 진솔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어느 순간 내 삶을 돌아보니 주 7일 근무를 5년간 꼬박 했더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30대 초반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올랐음에도 내 자신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육체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심했다. 저도 잘 모르겠는 저란 사람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여행을 다니기로 결심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여행 작가가 됐다. 무엇보다 여행은 제게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떤 방향을 정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 것 같다”고 아나운서 출신 여행작가가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여행작가 손미나가 재밌는 여행 이야기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여행작가 손미나가 재밌는 여행 이야기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또 손미나는 첫 여행지였던 몰디브에서 처음 만나 누구보다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된 이탈리아 여의사 친구와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만난 다양한 친구들의 일화를 전하며 그들을 통해 깨달은 삶의 의미와 소소한 행복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여행하면서 느낀 생각과 여유는 고스란히 청중들에 전해졌고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이어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무대에 올랐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옥상달빛은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바로 공연에 돌입했다. 첫 무대는 리메이크 곡인 ‘칵테일 사랑’과 ‘달리기’로 시작됐다. 옥상달빛의 노래가 생소한 중장년층 관객들은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함께 박수를 치고 박자를 타며 공연을 즐겼다.

이날 공연 진행을 맡은 개그맨 황영진은 무대 중간 옥상달빛과 호흡하며 관객들에 즐거움을 안겼다. 옥상달빛의 속마음을 맞혀보는 ‘내 마음을 맞혀봐’ 이벤트와 관객들의 고민과 질문에 옥상달빛이 직접 답해주는 ‘모든 날이 좋았다’ 코너를 진행하며 상품과 함께 웃음을 전했다.

특히 황영진은 “최근 ‘웃찾사’가 폐지되고 힘들어할 때 옥상달빛의 노래를 듣고 많이 힘을 얻었다”고 말하며 옥상달빛의 대표곡 ‘수고했어 오늘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옥상달빛 박세진, 김윤주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옥상달빛 박세진, 김윤주 / 사진=정다솔 인턴기자 dada21@
옥상달빛은 빗방울이 굵어지자 “일단 비가 쏟아질 것 같아서 준비해 온 마지막 무대를 빨리 들려드리겠다. 노래가 끝난 다음에도 비가 안 오면 그 다음 상황은 그때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재치있게 말하며 이어지는 무대로 ‘없는 게 매리트’와 ‘수고했어 오늘도’를 들려줬다.

어두워지는 하늘과 함께 루프탑 조명이 밝아졌고, 옥상달빛의 나른한 목소리가 공기와 어우러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마지막 곡을 끝낸 옥상달빛에 관객들이 아쉬움을 나타내자 옥상달빛은 “다행히 비가 아직 안 내린다. ‘옥상달빛’이라는 곡 끝으로 들려드리고 인사드리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옥상달빛은 무대에서 내려가기 전 직접 번호를 추첨해 관객들에게 상품을 건넸고, 바쁜 와중에도 팬들과 사진을 남기고 사인을 건네는 등 마지막까지 ‘힐링 듀오’ 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선선한 바람과 어우러진 옥상달빛의 달달한 목소리는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여름밤 추억을 선사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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