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역적', 월화극 시청률 역전
월화드라마 순위가 뒤바뀌었다. 통쾌한 역전을 담은 MBC의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사진)이 답답한 전개를 보이고 있는 SBS의 ‘귓속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귓속말’은 지난 회에 비해 3.6%포인트 하락한 11.9%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역적은 0.3%포인트 상승한 12.4% 시청률을 보이며 월화극 정상에 올랐다.

‘귓속말’ 시청률 하락은 동시간대 방송된 JTBC 대선후보 토론회 2부가 15.9%를 차지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3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시청률이 떨어졌고 하락폭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적’은 이날 방송에서 길동(윤균상 분)이 잃어버렸던 여동생 어리니(이수민 분)와 재회하는 모습을 담았다. 처음에 어리니는 자신이 어리니가 아니라 ‘상화’로 알고 길동을 외면했다. 하지만 곧 기억이 왜곡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지주 송도환(안내상 분)이 “너는 가족이 버린 아이다. 그러니 우릴 믿고 따라야 한다”고 세뇌시킨 것. 어리니는 결국 이를 떠올리고 “제 이름은 어리니입니다”라며 길동에게 다가섰다.

‘사이다 전개’는 이뿐만이 아니다. 늘 지고 당하던 백성들이 길동을 도와 관군을 무찌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백성들이 길동을 찬양하자 연산군은 분노해 그들 모두를 역적으로 규정짓고 목숨을 빼앗기 시작했다. 그러자 길동은 무리와 함께 관군을 공격하러 향한다. 수적 열세로 위기에 처한 길동을 아녀자들까지 모두 가세해 도와 관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차지한다. 네티즌은 “백성 스스로 조선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길동을 돕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반면 ‘귓속말’은 무겁고 답답한 전개를 이어갔다. 이 드라마는 배우 이상윤, 이보영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2회 방송 때 단 한 차례만 역적에 1위를 내주고 줄곧 월화드라마 시청률 왕좌를 지켜왔다. 하지만 아버지 신창호(강신일 분)에 이어 딸 신영주(이보영 분)가 연속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는 등 제대로 된 반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이 해결될 듯하다가 다시 위기에 처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두운 장면이 계속되고, 복수와 계략이 쉴 틈 없이 전개되면서 시청자의 피로가 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적’과 ‘귓속말’ 모두 각각 종영을 4회, 6회 앞두고 있다. 과연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지 많은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