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이영애 송승헌 (사진=방송캡처)

'사임당' 이영애의 간절함이 송승헌을 살렸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 27회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은 대역죄인이 된 이겸(송승헌 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동안 이겸의 그림자 사랑을 받아왔던 사임당이 간절히 움직인 덕분에 이겸을 살릴 수 있었다.

이날 시공간을 초월한 이도공간에서 서지윤(이영애 분)과 마주한 사임당은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됐다. 서지윤이 가지고 있던 루벤스 그림 속 한복 입은 남자가 바로 이겸이었던 것. 서지윤은 "비단길을 통해 이겸을 이태리로 보내면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인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사임당에게 서지윤은 "당신은 당신 생각보다 더 위대한 여인"이라고 힘을 북돋웠다.

이도공간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사임당은 서지윤에게 건네받은 시를 보고 꿈이 아님을 알아챘다. 서지윤으로 부터 들었던 계획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세자(노영학 분)를 찾아가 과거 중종(최종환 분)이 내렸던 시를 바치며 이겸의 목숨을 구명했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소세양(김정근 분)에게 끈질기게 권면해 이겸이 탈 수 있는 배를 구했다. 절망감에 빠져있는 비익당 예인, 양류지소 유민들에게도 "의성군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낸다면 의성군에게 진 빛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방법이 있으니 함께 움직이자고 요청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사임당 덕분에 이겸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무사히 이태리로 피신했다.

절정의 위기상황에서 펼쳐진 사임당의 이겸 구하기 행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절대군주 중종이 이겸을 죽이기로 결심한 가운데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보였지만 서지윤과 사임당이 이도공간에서 마주한다는 상상 초월의 전개를 펼쳐나갔다. 그 동안 이겸에게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힘을 합쳐 이겸을 구하기 위해 나서고, 중종을 지키던 호위무자 겸 내금위장 관진(박정학 분)이 이겸을 구하고 자결하는 모습은 역대급 반전이자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사임당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지와 강단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여성이라는 명확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겸을 위해 세자, 사대부인 소세양을 당당히 찾아가 의견을 개진했고, 유민과 예인들을 이끄는 리더십은 지금까지 사극에서 본 적 없는 유일무이한 여성 캐릭터로서 사임당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운평사 참극 이후 이겸의 그림자 사랑을 받아왔던 사임당이 단순히 눈물을 흘리는데서 멈추지 않고 당당히 일어나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극적인 쾌감을 선사했다.

한편 '사임당'은 최종회까지 2회분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5월4일 종영.

고승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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