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빠는 딸'에 출연한 배우 윤제문을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사진=영화사 '김치' 제공)
영화 '아빠는 딸'에 출연한 배우 윤제문을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사진=영화사 '김치' 제공)
"영화 '아빠는 딸'에서 딸과 몸이 바뀌는 아버지 역을 맡았지만, 솔직히 아직도 딸들을 잘 모르겠어요."

'아빠와 딸'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윤제문은 6일 영화에 대해 "아버지와 딸이 서로의 생활을 해가면서 상대방의 어려운 점을 알아가게 되는 부분이 좋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 들어선 윤제문은 윤이 나는 갈색 가죽재킷과 캡(챙 있는 모자), 스카프를 착용한 멋스러운 모습이었다. 영화 '아빠는 딸'에서 17세 여고생 딸인 원도연과 몸이 바뀌는 화장품 회사의 만년과장 원상태와는 사뭇 거리가 먼 분위기였다.

실제로도 영화 속 원상태와는 딸을 둔 아버지란 점 외에 성격과 성향이 전혀 다르다고 윤제문은 전했다.

윤제문은 회사 경험이 전무하다. 그는 "조직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없었다"며 "군 제대 후 천안에서 레코드 도매업을 한 경험이 있지만 잘 맞지 않았고 결국 서울로 올라와 26살부터 연기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딸에 대한 교육철학도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본인이 좋아하고 싶은 일을 찾다 연기라는 길을 찾은 만큼, 딸들에게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인 두 딸에게 (평소에) 못 해준데 대해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저에 대해 알아줬으면 하는 (억울한) 마음은 없다"며 "성공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영화 속) 부모의 마음은 이해가지만, 실제로는 공부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춘기 시기를 거치며 딸들과 서먹해진 경험은 윤제문도 거쳤다고 토로했다.

그는 "큰 딸이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얘기를 잘 안하게 되고 멀어지더라"며 "영화 촬영 때 지방, 해외에 나가있다 보니까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부족했고, 소원해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악역 등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윤제문은 '아버지는 딸'에서 사실상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연기를 위해 실생활에서 딸들을 관찰해 연기에 참조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여고생이 밖에서는 여성스럽게 행동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집에서는 되레 남자애들 처럼 편하게 군다"며 "그런 점들을 고려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솔직하게는 딸들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무게 있는 연기를 선보이던 그였지만, 딸들에 대해 얘기할 때는 절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아빠로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묻자 그는 "많이 있죠"라며 기쁜 듯 기억을 되새겼다. 그는 "애기(딸들을 지칭)들이 학교에 처음,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너무 예뻤고,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면서 환하게 웃음지었다.

'아빠와 딸'은 어느날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생활이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코미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 '아빠는 딸'에 출연한 배우 윤제문을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사진=영화사 '김치' 제공)
영화 '아빠는 딸'에 출연한 배우 윤제문을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사진=영화사 '김치'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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