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왜 울버린이 아니고 로건이 제목인가 했다. 영화 ‘로건’(감독 제임스 맨골드)은 능력을 잃어가는 늙고 쇠잔한 슈퍼히어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극대화한다. 울버린이 아닌 그의 진짜 이름인 로건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이자 휴 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이다. 히어로 물 최초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영화가 공개된 후 영화사이트 로튼토마토 97%의 신선도와 IMDB 9.6점 대의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영화의 배경은 2029년.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은 멕시코 국경 근처의 한 은신처에서 병든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를 돌보며 살아간다. 강력한 ‘힐링 팩터’의 능력을 잃은 로건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다.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콜 리무진 기사로 살아가는 로건의 모습은 처연하다. 깊게 파인 주름은 고단해 보이고, 몸 곳에 남은 흉터는 더 이상 그를 강력한 슈퍼히어로로 보기 어렵게 한다.

로건은 울버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울버린이 돌연변이 이름이라면 로건은 그의 인간 본래의 이름이다. 상처입고 지친 인간 로건의 모습은 기존 ‘울버린’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쓸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다.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조용히 살아가던 로건은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는 소녀 로라(다프네 킨)를 만나게 된다. 로라는 로건의 DNA를 지녀 클로를 사용할 수 있는 돌연변이 소녀다. 더 이상 누군가를 지켜줄 힘이 없는 로건이지만 프로페서X의 설득으로 로라의 목적지인 ‘에덴’으로 여정을 떠난다. 로건은 자신과 닮은 로라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며 슈퍼히어로서 모든 걸 건 마지막 대결을 시작한다.

슈퍼히어로 무비 특유의 시원하면서도 통쾌함이 담긴 영화는 아니다. 클로를 사용한 액션은 여전히 위압적이지만 고단함이 묻어나온다. 상처입고 나약한, 폐인에 가까운 로건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고통 속에서 자신을 숨기지 조차 못한다. 애잔하고 고독하다.

물론 클로를 사용한 강렬하면서도 사실적인 액션은 숨도 못 쉴 정도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한국 액션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매력이 살아난 감성 액션으로 오감을 자극한다. 로건과 로라가 합동으로 액션을 펼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로건이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자’나 조지 스티븐슨 감독의 ‘셰인’의 캐릭터 같은 서부극 히어로들의 영적인 후손이라고 생각했다”는 휴 잭맨의 말처럼 로건은 힘을 잃어가는 슈퍼히어로와 후회와 구원을 갈망하는 카우보이의 완벽한 조화로 영화적 재미는 물론 삶에 대한 통찰까지 선사한다. 미국과 멕시코를 넘나드는 광대한 로케이션으로 로드 무비의 매력 역시 한껏 살렸다.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건’ 스틸컷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휴 잭맨은 시리즈 사상 가장 인간적인 울버린을 만들어냈다. 로건과 마찬가지로 능력을 잃어가는 프로페서X(찰스 자비에) 역을 맡은 패트릭 스튜어트는 자부심, 실망, 분노, 절망 등 깊이 있는 감정연기로 극을 몰입시킨다. 로건과 부자지간처럼 보일 정도로 따뜻한 유대관계를 그려냈다.

로라 역으로 첫 영화 데뷔를 앞둔 신예 다프네 킨은 신선하다. 고난이도 액션으로 히어로무비 사상 가장 강렬한 아역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맹수 같은 모습부터 로건에게 부녀관계와 같은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영화에 특별한 감성을 더한다. 체조와 공중 곡예 경험이 있는 그는 휴 잭맨과 쌍벽으로 청불 액션의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오는 2월 28일 전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37분.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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