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한국사기’ / 사진제공=KBS
‘한국사기’ / 사진제공=KBS
한반도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광개토태왕, 그가 끊임 없는 전쟁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19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되는 ‘한국사기’의 일곱 번째 이야기는 ‘새로운 질서, 고구려'(연출 이지희) 편이다. 광개토태왕과 그의 뜻을 이어받은 장수왕에 이르기까지 고구려, 최강의 전성기를 이룩한 리더십의 비밀을 찾아간다.

사상 최강의 군사력으로 사상 최대의 영토를 확장하며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왔던 왕, 광개토태왕은 싸움만 잘했던 왕은 아니었다. 고구려 사람들은 광개토태왕을 땅을 넓힌 정복왕만이 아닌 나라를 풍요롭고 평안하게 다스렸던 왕중의 왕으로 기억했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리더십을 보여줄 ‘새로운 질서, 고구려’의 세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 강력한 나라를 원했던 정복 군주

고구려 19대 왕이자 한반도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광개토태왕. 그가 즉위하기 전 고구려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북쪽에서는 선비족이 세운 연나라(전연)의 침략을 받고 남쪽의 백제는 평양성까지 밀고 올라왔다. 광개토태왕의 증조부인 미천왕의 묘가 오랑캐의 손에 파헤쳐졌고 그의 할아버지 고국원앙은 백제군의 화살에 맞아 전사했다. 설상가상 가뭄과 기근이 닥쳐 백성들은 굶주렸고 고구려 백성들의 불운한 시간들이 계속됐다.

불과 18세의 앳된 나이에 왕위에 오른 광개토태왕은 즉위 직후부터 영토확장에 힘을 쏟았다. 북방으로는 거란족을 정벌하면서 지금의 중국 내몽고 지역까지 진격했고 후연과 끊임없이 다퉜다. 남쪽으로는 백제를 제압하고 신라를 복속시키며 현재 서울의 한강과 경남 김해 부근까지 영토를 확장시켜 고구려를 동북아시아의 대제국으로 건설했다. ‘새로운 질서, 고구려’에서는 광개토태왕이 오랜 숙적인 백제와 원수의 피를 이은 후연과의 대결에서 고구려를 승리로 이끈 비밀 루트를 찾아간다.

◆ 풍요로운 나라를 이룩한 경영형 군주

‘영토를 넓혔다’는 뜻을 지닌 광개토태왕. 하지만 그의 영토확장은 단순히 땅을 넓힌 그 이상의 의미였다. 광개토태왕 시절 ‘나라가 부강하고 백성이 윤택하며 오곡이 풍성하게 있었다’고 광개토태왕비문은 말하고 있다.

먼저 광개토태왕은 북방정벌을 통해 소와 말과 같은 전쟁 물자를 얻어 군사력을 보강했고 당시 귀한 자원이었던 ‘소금’을 확보했다. 이어 요동지역을 두고 수년간 후연과 다투며 중국 안산에 위치한 철광산을 장악했다. 철은 갑옷과 무기를 만들 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었던 것. 또 남으로는 한강 이남의 비옥한 평야지대로부터 풍부한 식량자원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장수왕의 시대에 이르러 고구려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만주와 한반도 이남까지 모든 길은 고구려로 통했고 다양한 사람, 문물, 문화가 오갔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고구려의 끝없는 부와 번영으로 이어졌다.

◆ 영락(永樂), 백성의 영원한 행복을 꿈꾼 애민군주

부유하고 평안한 고구려를 만든 광개토태왕. 강력한 힘과 풍요로운 부는 곧 백성들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장수왕 때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중원고구려비에는 ‘여형여제(형같이, 아우같이)’라는 문구가 남아있다. 여기에는 자신이 정벌한 모든 종족과 국가의 주민들을 고구려의 새로운 백성으로 감싸 안고 하나의 민족으로서 영원히 지속되는 행복을 누리기를 바랐던 광개토태왕과 장수왕의 상생과 공존의 뜻이 담겨있다.

광개토태왕은 즉위하자마자 영락(永樂)이라는 연호를 사용했다. ‘백성들의 영원한 즐거움’ 이라는 뜻을 가진 영락. ‘새로운 질서, 고구려’ 편에서는 고구려가 천하의 중심이 돼 이끄는 새로운 질서와 통합, 나아가 한민족이 형제로서 동아시아를 지배하는 팍스코리아나(PAX KOREANA)를 꿈꾸었던 광개토태왕의 비전과 리더십을 되짚어볼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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