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열연을 펼친 배우 서은수가 최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열연을 펼친 배우 서은수가 최근 서울 중구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지난해 배우 서은수에게는 ‘초심자의 행운’이 깃들었다. 피로회복제·휴대폰 CF부터 드라마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지난 1년 동안 서은수는 그 어떤 신인배우보다 바쁘게 보냈다. 특히 시청률 27.6%(닐슨코리아)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선 미스터리한 여직원 우연화 역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최근 텐아시아 편집국을 찾은 서은수는 지금까지 꽃길을 걸었던 것을 두고 “아직도 끔 속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초심자의 행운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제는 연기로써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싶다는 배우 서은수를 만났다.

10. ‘낭만닥터 김사부’가 인기를 끌며 서은수를 향한 관심도 꽤나 높아졌다. 실시간 검색어도 1위를 여러 차례 했었고.
서은수: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이 대중에게 제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신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린 게 아닌가 싶다. 인기를 얻고 싶다는 생각으로 ‘낭만닥터 김사부’에 임한 것은 아니다. 나한테 조금이라도 남는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 지난해 3월, 한 피로회복제 CF서 콜센터 직원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은수: 내 데뷔작이다.(웃음) 사실 나는 시안 광고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거다. 그런데 내가 찍은 시안이 정식 광고로 전파를 탔다. 나도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난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날 진짜 콜센터 직원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었다.

10. 그 이후로 계속해서 운이 따랐다.
서은수: ‘질투의 화신’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에 곧바로 캐스팅됐다. 특히 오래 전부터 팬이었던 한석규 선배와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설렘 한 가득이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니 너무 떨렸다. 겨우 인사하고 도망쳤다.(웃음) 그런데 마지막엔 한 번이라도 선배를 눈에 더 담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10. 촬영장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연기 막내였는데 선배들의 사랑을 좀 받았는지?(웃음)
서은수: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선배 배우들이 신인인 저한테 한없이 자상하셨다. 한석규 선배는 대사 한 줄 밖에 없는 내가 실수를 해도 “우리 연화 잘한다”고 격려해주셨고, 서현진·유연석 선배는 내가 실수를 저지르고 괴로워하고 있으면 “못하는 게 당연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다”며 응원해줬다. 그 힘으로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10. 공교롭게도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모두 중국 출신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서은수: 두 캐릭터가 서로 달라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작가님께서 연화는 한국에 6~7년 가까이 산 친구니까 굳이 연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질투의 화신’ 리홍단 역을 위해 연변 말을 배웠지만 확연히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배우 서은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은수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혹시 고향이 어디인가?
서은수: 부산 해운대 출신이다. 중학생 때부터 해운대에 있는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했었다. 내가 그 학원의 1호 졸업생이자 자랑거리다.(웃음)

10.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채로 등장했다. 돌담병원에서 준 밥을 정말 며칠 굶은 사람처럼 맛있게 먹더라.
서은수: 실제로 오랜만에 먹는 밥이었다. 감독님이 영양실조에 걸린 캐릭터니 살을 좀 빼고 오라고 해서 밥을 네 달 가까이 안 먹었다. 첫 등장 신이라 긴장이 돼 연습을 하고 싶었는데 다이어트 중이니 상상으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까지도 계속 운동하고 촬영날 밥을 입안에 넣었을 때 그 행복은 잊을 수가 없다.(웃음)

10. 강동주(유연석)를 짝사랑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서은수: 생각만큼 리얼한 내 눈빛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 다음 작품에는 짝사랑도 좋지만 누군가와 같이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로맨스를 꿈꾸지 않나. 그때는 정말 잘할 수 있다.

10. 17회에서 연화가 자신을 다그치는 도인범(양세종)과 말다툼을 벌이는 박은탁(김민재)에게 “난 배우는 중이라 그렇게라도 잘못을 지적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 장면은 우연화가 아닌 서은수가 말하는 것 같았다.
서은수: 정확하다. 난 ‘낭만닥터 김사부’ 시작부터 끝까지 우연화로 살았다. 극중에서 연화가 잠시 돌담병원을 떠나는데 그때 연화는 성장한 뒤 다시 돌담병원에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나 역시 그랬다.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올 때 더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지막 회에 편집된 장면이 하나 있다. 연화가 죽기 직전의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신이 있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의사로서 일하는 우연화의 모습이 배우 서은수가 더 나은 연기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눈물도 흘리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록 편집됐지만 내가 진짜 행복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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