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원·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조준원·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1980~90년대 대표 청춘 배우 최수종(54)과 박중훈(51)이 라디오 DJ로 컴백했다. 최수종은 1988년부터 ‘밤을 잊은 그대에게’에서 DJ로 활약했고, 박중훈은 1987년 ‘밤을 잊은 그대에게’와 1990년 ‘박중훈의 인기가요’를 통해 청취자를 만났다. 27년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앉은 이들은 아날로그 감성을 간직한 라디오에서 청취자들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수종은 지난 6일 오전 9시5분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이하 ‘매일 그대와’)를 통해 청취자들과 처음 만났다. 근 30년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은 그는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비행기가 이륙할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그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취자들의 사연에 깊게 공감하는 모습으로 첫 방송부터 ‘종디(최수종 디제이의 줄임말)’라는 애칭을 얻었다. 박중훈은 지난달 9일부터 매일 오후 6시5분에 방송되는 KBS 해피FM ‘박중훈의 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를 진행 중이다.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해온 이들이 라디오로 돌아온 데는 ‘대중과의 소통’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라디오 첫 방송에 앞서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수종은 “사극을 많이 해서 그런지 근엄한 이미지가 생겼다. 라디오를 통해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박중훈 역시 “최근 감독으로 활동하며 다소 고립된 것 같다. 라디오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이며 이를 통해 청취자들이 위로를 받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종과 박중훈은 각각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 4050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4050은 격동의 청춘기를 지나 가장이 된 세대이자 일명 ‘아재 감성’에 젖은 새로운 취향의 대명사다. 최수종은 “10대나 50대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똑같다. DJ로서 음악을 통해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고 했다. 박중훈은 “퇴근시간이면 직장인들이 얼마나 지치는 시간인가. 그들에게 또 뭘 가르치거나 메시지를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을 열어놓고 그냥 들어오면 되는 방송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예전에 비해 라디오를 듣는 절대 시간이 줄어서 안타깝다”면서 “시스템은 변했지만 라디오는 늘 친근한 매체다. 틀기만 하면 익숙한 음악과 따뜻한 이야기가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현지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