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이 어지러운 시국에 맞물려 예상 외의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투영한 작품으로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당당한 영웅이자 고뇌하고 두려움에 떠는 한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의 모습을 녹여낸 작품.

2009년 초연을 시작해 올해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은 '영웅'은 여전히 날 선 긴장감을 준다. 이번 시즌에는 캐스팅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배우 안재욱과 함께 가수 이지훈이 추가 캐스팅 됐다.
뮤지컬 '영웅'은 사실 배우 정성화와 양준모의 입지가 독보적이다. 그런 작품에 같은 배역으로 도전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큰 모험이고 부담이다.

새로운 '안중근'이 2017년 어떤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설지 기대가 쏠린 상황에서 지난 25일 이지훈이 첫 무대에 올랐다.
이지훈. 변성현 기자.
이지훈. 변성현 기자.
이지훈에게 이 작품은 쉽지 않은 도전이였다. 뮤지컬 '킹스부츠' '모차르트' 등에서 보여준 밝은 색깔 자체를 뒤집어야 했다. 항상 써왔던 소리와 발성도 바꿨다.

이날 이지훈는 평소 갖고 있던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완전히 벗어 던졌다. 묵직한 역할이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울렸다. 초반엔 움직임이 약간 경직돼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가창력은 물론이고 대사 전달력 역시 뛰어났다.

이외에 설희 역의 박정아, 이토 역의 이정열 등 주조연들도 안정적으로 극을 뒷받침한다.

뮤지컬 '영웅'은 다음달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