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인생 2막 열어준 뮤지컬은 가장 큰 선물"
“데스노트는 팬뿐 아니라 뮤지컬을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극장을 찾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2015년 초연 때 부담만큼이나 성취감도 컸던 작품이었죠. 입대를 앞두고 좋은 배우들과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돼 가슴이 뛰고 벅찹니다.”

14년간의 가수 활동을 잠시 접고 다음달 9일 군 복무를 위해 입대하는 김준수(30·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입대 전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뮤지컬이 오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데스노트’다. 2015년 첫선을 보인 ‘데스노트’는 김준수가 처음으로 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원 캐스트’에 도전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데스노트’ 공연을 개막한 지난 3일 김준수를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났다.

“가수 활동이 주춤했을 때 공백기를 깨고 다시 무대로 설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게 바로 뮤지컬이었어요. 뮤지컬은 아이돌 가수를 넘어 팬과 소통하는 공연인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김준수 "인생 2막 열어준 뮤지컬은 가장 큰 선물"
김준수가 처음 뮤지컬과 인연을 맺은 작품은 2010년 출연한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는 공연 시작 한 달여 만에 관객 10만명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그해 뮤지컬어워즈와 한국뮤지컬 대상, 골든티켓어워즈 등의 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엘리자벳’과 ‘드라큘라’ ‘디셈버’ 등에 이어 지난해 10월 말 막을 내린 ‘도리안 그레이’까지 김준수는 뮤지컬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아이돌 출신 14년차 가수인 그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뮤지컬 배우가 된 것’을 주저 없이 손꼽는 이유다. 2012년부터 그가 자기만의 색깔로 ‘발라드&뮤지컬 콘서트’란 브랜드 공연에 ‘올인’해 온 것도 그런 까닭이다. 지난해 12월9~1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발라드&뮤지컬 콘서트’는 3회차가 모두 2분 만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뮤지컬 공연에서나 만날 수 있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집중했어요. 일반적인 콘서트와 다른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팬들의 얘기에 힘이 절로 났고요.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란 생각에 부담도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시원섭섭합니다. 말주변이 부족한 나의 토크에도 많이 호응해 주셔서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2003년 남성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보컬로 데뷔한 김준수는 국내 무대를 넘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동방신기가 한류를 대표하는 아이돌그룹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탰다. ‘시아준수’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2009년 영웅재중(김재중), 믹키유천(박유천) 등과 함께 JYJ란 3인조 팀으로 독립, 팀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공백기를 앞둔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팬이다. 군인이 되면 팬과의 소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 복무 중에는 뮤지션으로서 활약한 지난 10년여를 되돌아보고 제대 후에는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는 성숙한 음악으로 돌아오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