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뷰] '당신, 거기' 배우 변요한의 또 다른 '오르막길'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윤종신 '오르막길' 中


배우 변요한(30)은 최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오르막길'(윤종신)이란 노래를 서툴지만 열심히 불렀다. 연기에 대해 치열하게 갈망하고 분투하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그는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나아가 어느 새 '독립영화계 황태자'에서 충무로 '차세대 주역'으로 거듭났다. 새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홍지영 감독)는 배우 변요한의 또 다른 오르막길이다.

"연기는 제 자부심이면서 가장 간절한 바람이죠. 연극과 독립영화를 찍고 있는 친구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오늘도 반성하게 됩니다. 저 같은 배우들은 많고, 분명 끝은 있기에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는 쉽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확실한 분기점이 될 것을 자신한다.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 지금은 그저 감사해요. 지금도 옛날에 찍었던 영화를 다시 보곤합니다. 이 영화 또한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다시 한 번 더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
[HEI: 뷰] '당신, 거기' 배우 변요한의 또 다른 '오르막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출연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원작 소설과의 첫 조우는 2007년이다.

"군대 복무 시절 시간이 허락되면 몰래 읽곤 했던 소설이예요. 화장실 가서도 보고. 몇 년이 지나 시나리오로 만들어져 저에게 왔는데 그때 그 책인지 몰랐어요. 읽다 보니 예전에 느꼈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50대 외과의사 수현(김윤석)이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던 연인(채서진)을 만나는 이야기다. 변요한은 50대 수현의 젊은 시절, 20대 수현 역을 맡았다. 대선배 김윤석과 2인 1역을 연기하는 건 꽤나 어려운 숙제였다.

"김윤석 선배와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선배와 항상 대화하며 교류했습니다. 후배의 고민이 크던 작던 마음을 열고 도와주셨기에 과감히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HEI: 뷰] '당신, 거기' 배우 변요한의 또 다른 '오르막길'
변요한은 영화에서 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한다. 연아 역의 채서진과 오랜 연인으로 때로는 달달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호흡을 맞췄다.

"러브신을 찍을 때, 연아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죠. 용기있는 여성상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어요. 멜로 장면들이 더 많았지만 홍지영 감독이 과감히 덜어냈죠. 작은 기억을 큰 기억으로 만드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변요한은 영화 속 수현, 연아와 같은 사랑을 꿈꾼다. 여전히 금슬 좋은 부모님을 보며 자신도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기다린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일편단심'인 편이예요. 또 여자 입장에서는 탐탁치 않을 수 있는데, 사랑을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는 의리라고 생각하죠. 전 일도 열심히 하고 결혼해 좋은 가장도 되고 싶어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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