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감독 첫 장편 영화 '목숨 건 연애'
한제인 役 하지원 인터뷰

"가족과도 안 튼 방귀, 너무 갔나 싶고…"
"흥행 점칠 수 없지만 겁나지 않아요"
[HEI: 뷰] 하지원, 목숨 건 연애? 목숨 건 코미디!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반짝스타’가 되는 것보다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여배우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배역 선택 폭이 좁아지고, 업계에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배우 하지원(38)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는 캐스팅만으로 기대를 모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하나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새 영화 ‘목숨 건 연애’(송민규 감독)를 통해 건재함을 증명한다.

이 영화는 추리소설작가 한제인(하지원)이 우연히 살인사건 정황을 포착하고 진범을 잡기 위해 벌이는 유쾌하고 오싹한 수사극이다. 여기에 소꿉친구 설록환(천정명)과 제이슨(진백림)을 등장시켜 아슬아슬한 줄타기 로맨스를 얹었다.

◆ "슬랩스틱에 방귀 씬까지…긴장 풀고 내려놨죠"

하지원의 선택은 의외였다. 그동안 영화 ‘코리아’(2009), ‘해운대’(2009), 드라마 ‘기황후’(2013), ‘시크릿 가든’(2010), ‘다모’(2003) 등에서 보여줬던 강인한 여성성이나 카리스마는 ‘목숨 건 연애’에 없다. 넘치는 상상력을 주체못하고 끝없이 사고를 치는 엉뚱한 민폐녀 한제인만 남았다.

“’기황후’ 경우 1년이라는 기간을 꼼짝 못 하고 긴장을 하며 촬영을 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살짝 내려놓을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려왔죠. 그러던 즈음 이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습니다.”

'목숨 건 연애'는 하지원에게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슬픈데 웃음이 나던 전작 ‘색즉시공’(2002)이 떠올랐다고. 공포스러운 순간인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고 코미디스럽게 넘어가는 장치들이 억지스럽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원은 이 영화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했다. 증거를 찾아내려 쓰레기통을 뒤지고 몸 개그도 아끼지 않았다. 여배우로서 불가능할 것 같은 방귀 씬까지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제대로 망가졌다.

“일종의 도전이었어요. 솔직히 가족과 있어도 방귀를 뀌거나 하지 않거든요.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개연성 없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코믹한 상황으로 넘어가게 돼서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이 방귀 소리는 귀엽게 해준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사실 너무 망가진 건 아닌가 불안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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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배우 진백림과 열애설도…중국 개봉 무산 아쉬워"

촬영 내내 하지원은 두 명의 연하남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다. 대만 출신 배우 진백림과는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진백림과 친해지면서 SNS 팔로우를 하게 됐는데 관심사가 비슷한 거예요. 심지어 같은 브랜드의 초콜릿 과자를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마치 짜 맞춘듯한 열애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사를 보고 웃으며 넘겼어요. 둘 다 쿨한 편이라 촬영하면서 불편한 건 없었어요.”

‘목숨 건 연애’는 지난 4월 한중 동시 개봉을 계획했지만 8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로 인한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개봉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원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 개봉 전 상하이국제영화제에 출품됐을 때 현지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중국 관객의 흥미를 끄는 코드라고 하더라고요. 중국 개봉은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조금씩 관계가 진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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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20년, 성취감보다 갈증 느껴지는 시기"

하지원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드라마, 로맨스, 액션 등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면서 시청률과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흥행 스코어는 점칠 수 없는 부분이예요. 제 영역을 벗어나는 것 같아요. 단지 시나리오를 읽고 나에게 맞는, 도전하고 싶은 작품을 해요. 억지로 하는 건 절대 못 하거든요.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를 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겁은 없죠.”

지난 20년간 ‘소처럼 일한다’고 해서 ‘소지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롱런의 비결은 연기에 대한 애정에 있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견딜 수 있었어요. 그동안 개인 하지원의 삶보다는 작품에서 산 시간이 많았어요. 성취감보다는 갈증이 느껴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원의 머리속에는 온통 작품 생각뿐이다. 지금도 차기작 선정을 위해 시나리오를 읽고 있는 중이다.

“행복한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누군가의 희로애락을 더 깊고 진정성 있게 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액션과 로코, 둘 다 포기할 순 없죠. 지치지 않을 거예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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