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베를린필·빈필과 협연하는 게 새로운 목표"
지난해 10월 한국인 최초로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22·사진)이 1년 만에 첫 정규 앨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발라드’로 돌아왔다. 국내외 클래식 팬들은 쇼팽콩쿠르에서 보여준 조성진의 섬세하고도 성숙한 피아노협주곡 1번 연주에 극찬을 쏟아냈다. 이는 곧 ‘조성진 열풍’으로 이어졌다. 그의 공연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그간 조성진의 콩쿠르 실황 앨범은 발매됐지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정규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진은 16일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콩쿠르 우승 이후 50번 넘게 무대에서 쇼팽 협주곡을 연주하며 곡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며 “처음 연주한 것 같은 신선한 느낌까지 담아 첫 앨범을 녹음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발매되는 앨범엔 그를 우승으로 이끈 피아노협주곡 1번을 시작으로 쇼팽의 발라드 전곡이 수록됐다. 그는 “쇼팽 이전엔 발라드가 흔치 않았는데 쇼팽이 발전시켰다”며 “발라드엔 드라마와 스토리가 있는데 이를 대중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만 발매되는 디럭스 버전엔 보너스 트랙으로 쇼팽 녹턴 20번이 담겨 있다. 조성진이 앙코르 곡으로 자주 선보이는 곡이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1년 동안 그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벌써 1년이 흘렀는데 얼마 살진 않았지만 살아온 나날 중 가장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은 아니에요. 원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적 같은 일도 일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카네기홀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는 “카네기홀 메인홀 공연 초청으로 내년 2월 독주회를 열게 됐다”며 “꿈이 이뤄져 너무 놀랍고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더 큰 꿈도 꾸고 있다. 그는 “목표를 하나 이루고 나니 또 욕심이 생긴다”며 “베를린필하모닉, 빈필하모닉과 협연하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1년 동안 50번 정도 무대에 올랐는데 내년엔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80번 넘게 연주할 것 같습니다. 국내 팬들과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내년 1월4일 롯데콘서트홀에서도 독주회를 열게 됐습니다. 2018년엔 국내 공연 횟수를 늘려 투어 공연도 펼칠 겁니다.”

쇼팽 이외에 다른 작곡가의 음악도 많이 선보일 생각이다. 그는 “내년엔 쇼팽의 비중을 줄이고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드뷔시 등의 곡을 많이 들려줄 것”이라며 “1부는 다른 작곡가, 2부는 지금까지 잘 들려주지 않았던 쇼팽의 곡들로 채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