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tvN ‘신네기’ / 사진제공=tvN ‘신네기’
tvN ‘신네기’ / 사진제공=tvN ‘신네기’
반쪽 성공이었다.

1일 종영한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권혁찬 이민우, 이하 신네기)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재벌가 자제지만 어딘가 삐딱한 남주인공은 가난하지만 긍정적인 여주인공에게 끌렸고,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행복을 찾았다.

‘신네기’는 앞서 방송돼 큰 인기를 누린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었다. 때문에 방영 전부터 두 작품들과 비교 대상에 올랐다. 뚜껑을 연 ‘신네기’는 대놓고 ‘심쿵 로맨스’를 표방할 만큼 특유의 오글거림과 클리셰가 가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스토리는 여전히 통했다. 심야 시간대에 방송됐지만 1회 시청률 3.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고 6회는 4.2%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신네기’는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 그 사이에서 작품 자체만의 매력을 온전히 드러내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신네기’는 통제 불능의 꽃미남 재벌 형제 강지운(정일우)·강현민(안재현)·강서우(이정신)과 그들의 인간 만들기 미션을 받고 로열패밀리 하늘집에 입성한 신데렐라 은하원(박소담)의 동거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4회 예고 / 사진제공=tvN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4회 예고 / 사진제공=tvN
새엄마와 새언니의 구박 때문에 발자국 소리 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은하원은 밖에서만큼은 당당하다. 자신을 무시하는 이들에게 발차기를 날리고, 재벌가 자제의 무릎을 꿇리기도 한다. 그런 ‘신데렐라’ 곁에 백마를 탄 ‘기사님’이 따를 수밖에. 그들 곁에는 늘 우연과 시련, 과거의 사연 등이 얽혀있었다. 이 같은 설정은 그간의 한국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반복돼왔던 설정이다. ‘신네기’는 단 1%도 엇나감 없이 순정만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참신함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여기에 과거의 사연으로 마음을 닫고 바람둥이 행세를 하는 강현민과 할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세상 만나 삐뚠 강지운 등 캐릭터 역시 지나치게 예측 가능했고, 평면적이었다.

분명하지 않은 러브라인은 많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은하원에게 반해 약혼녀로 위장하고 그를 지켜주고, 고백까지 했던 강현민은 고백을 거절당한 뒤 은하원에게 마음을 접고 박혜지(손나은)를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강현민 특유의 능글거림과 능청스러움이 사라지며 캐릭터의 매력이 줄기도 했다. 강지운 역시 은하원과 박혜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갑작스러운 서브 여주의 맹활약은 러브라인의 축을 뒤흔들었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는 분명한 시청 포인트가 있다. 어디서 본 듯해도 끊임없이 가공된 스토리가 나오는 이유다. ‘신네기’는 스무살 청춘들의 풋풋하고 발칙한 동거 로맨스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풋풋한 에너지를 안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작품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 채 퇴장하게 됐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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