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인가·오피스텔 갔나" 질문에 "경찰서 밝히겠다" 되풀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영화배우 엄태웅(42)이 1일 오후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엄씨는 이날 조사가 예정된 오후 2시보다 5분 빨리 경찰서에 나타났다.

엄씨는 고소내용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 조사를 통해 소명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취재진은 무고라고 주장하느냐, 팬들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오피스텔에 갔느냐고 물었지만 엄씨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현재 분당경찰서 주차장에는 취재진 70여명이 몰려 높은 취재 열기를 보였다.

경찰은 이미 고소여성 A(35·여)씨를 상대로 한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A씨는 사건 시점과 경위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고소장 내용과는 달리, 고소인 조사과정에서 비교적 구체적으로 피해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술 외 증거물은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엄씨를 상대로 범행 장소로 지목된 오피스텔에 간 사실이 있는지, 실제 성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앞서 엄씨 측은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고소인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었다"라고 포괄적인 '부인'을 하면서도 마사지숍에 갔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고소인 진술과 엄씨 진술이 엇갈리면, 폴리그래프(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A씨는 지난 7월 15일 "우리 업소는 성매매하는 마사지업소가 아닌데, 올해 1월 남자 연예인이 혼자 찾아와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같은 달 22일 사건을 분당서로 이첩했다.

A씨는 현재 다른 사기사건에 연루돼 7월 12일 법정 구속된 상태로 확인됐다.

A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기와 충북에 있는 유흥주점 등 모두 7곳에서 3천300여만 원의 선불금을 받아 가로챈 뒤 잠적, 사기죄를 인정받아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기사건 전에도 A씨가 평택, 여주, 강원 원주, 충남 부여 등 여러 곳에서 비슷한 사기행각을 벌인 적이 있다는 얘기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 여성은 법정 구속되고 나서 3일 뒤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엄 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냈다.

엄 씨 측은 아직 A씨에 대해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수 엄정화씨의 동생인 엄태웅씨는 1997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뒤 '실미도', '시라노-연애조작단', '건축학개론'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 종영한 SBS '원티드'에서 주연을 맡았다.

엄씨는 원로배우 윤일봉씨의 딸이자 발레리나인 윤혜진씨와 2013년 결혼해 윤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는 지난해 말까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다.

(성남연합뉴스) 최해민 류수현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