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원티드’가 18일 최종회로 마지막 정점을 찍는다.

SBS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는 초반 ‘여배우 아들 납치극’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자 단순 납치극이 아니라 ‘아동학대’ ‘불법 임상 실험’ ‘모방 범죄’ 등 사회적 문제를 하나 둘씩 꺼내들었다. 심지어 지상파 드라마에서 좀처럼 다루기 힘든 사회적 이슈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문제작’ 이미지를 굳혔다. 이런 과감하고 충격적인 도전을 시도한 ‘원티드’의 한지완 작가는 누구일까. 인터뷰를 통해 한지완 작가가 그리는 ‘원티드’ 세상을 들여다 보았다.

◆ ‘원티드’ 탄생, 그 뒷이야기
한지완 작가는 2013년 여름에 처음으로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한다. 스릴러, 추리물에 각별히 애정이 있던 한 작가는 연쇄 살인범에 관한 책을 읽던 중 피해자의 아버지가 공개 수배 프로그램 MC가 되는 소재에 눈길이 닿았다. 그러나 2014년 초고를 쓰던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커다란 심경을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현실이 픽션을 압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SNS에 글을 올리거나 후원하는 것 말고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죠. ’피해자가 있고, 명백한 가해자가 있지만 책임을 지거나 용서를 비는 사람이 없다’ 라는 게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제일 오랫동안 고통받은 문제 중 하나를 다루고 싶다. 자칫하면 잊혀질 수 있는 얘기를 상기시켰으면 좋겠다. 지는 싸움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고 싶다. 그런 생각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다뤄보고자 했어요. 어차피 다룰 거라면 피하거나 에두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해야 더 울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어려운 일일 거라 생각하고 조심스러웠는데, SBS에서 제가 하고 싶은 길을 열어 주었어요.”

◆ 예측할 수 없었던 반전 엔딩, 강렬한 기억들
‘원티드’가 리얼리티 스릴러 장르물로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반전 엔딩’ 이 주효했다. 시청자들을 강렬한 엔딩 속으로 빠져들게 한 주요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다음 회를 꼭 보고 싶게 만들 것! 그리고 자극적이거나 궁금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한 사건과 연결되게 할 것, 엔딩을 이번 회의 마침표라기 보다는 다음 회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정혜인의 ‘원티드’에서 미션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나 수사 과정을 다 보여주지는 않으려고 했어요. 나중에 쇼를 보면서 ‘아…그 때 저 행동이나 저 장면이 무슨 의미였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요. 뭘 감추고 뭘 보여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 캐릭터…사랑하거나 안타깝거나
한지완 작가는 ‘원티드’ 작품을 전개하면서 캐릭터들과 끊임없이 내면 전쟁을 치뤘다고 한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일기에다 ‘내 사랑하는 혜인, 승인, 동욱…(이러면서 등장인물 이름을 다 썼어요)이 살아 움직이는 걸 꼭 보고 싶다’라고 썼어요. 2년 넘게 끌어안고 살았으니 정말 모든 등장인물에 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애정을 갖고 있어요. 워낙 급박하게 전개되다 보니 선명하게 드러날 장면을 못 만들어준 캐릭터들에게는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 ‘원티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못다한 메시지
한지완 작가는 16회 탈고를 마친 소감을 묻자 매회가 고비였다고 한다. 매일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었지만 그런 느낌조차도 행복했단다.

“지금 우리 사회에 잘못된 부분은 너무 많아요. 아주 거대한 ‘악’이나 소위 말하는 ‘갑’은 바뀌지 않겠죠. 그런데 이런 일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내가 당사자가 될 때, 혹은 그걸 다루거나 바라볼 때 우리는 어떤 자세여야 할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그런 질문을 ‘원티드’를 통해 던지고 싶었어요. ’원티드’를 보고 단 한 분이라도 잘못된 일에 대한 비판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고민하고 행동을 하신다면 저는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한지완 작가가 펼치는 ‘원티드’의 최종회는 18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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