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정형돈 / 사진=텐아시아 DB
정형돈 / 사진=텐아시아 DB
서로를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아쉬움이 뒤섞여있었다.

지난해 11월 불안장애 증상으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한 정형돈이 MBC ‘무한도전’ 최종 하차를 결정했다. 건강이 호전된 뒤 구체적인 컴백 날짜까지 조율했던 정형돈이지만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프로그램 특유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정형돈과 ‘무한도전’의 관계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형돈은 2006년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함께한 ‘무한도전’의 원년 멤버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부침을 겪었던 초창기부터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던 전성기까지 정형돈과 ‘무한도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웃기는 것 빼고는 뭐든지 잘하는 캐릭터’부터 ‘건방진 뚱보’,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 ‘사대천왕’까지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통해 성장했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임시 하차를 결정했을 때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때문에 이번 하차 결정은 정형돈에게도 ‘무한도전’에게도 한없이 아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정형돈에게 ‘무한도전’은 시작부터 10여 년을 함께 해온 가족과 같은 프로그램이며, ‘무한도전’을 통해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항상 ‘무한도전’을 아끼고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해왔다.

‘무한도전’ 측 역시 “복귀를 결정한 그 순간부터 그 순간부터 정형돈에게 정신적인 부담감이 다시 찾아왔다”면서 “제작진과 멤버들은 정형돈의 회복과 복귀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양측의 입장발표를 통해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왔다. 정형돈은 가족 같은 프로그램을 떠나야했고, ‘무한도전’ 역시 11년을 함께한 동료를 놔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형돈 측 관계자는 “‘무한도전’은 정형돈에게도 특별한 프로그램이지만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본인도 무척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비록 지금은 함께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함께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는 ‘무한도전’이 밝힌 입장처럼 시청자들은 향후 정형돈이 웃으며 ‘무한도전’에 입성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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