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이 굵직한 대작들과 함께 무르익는 가운데 색다른 장르와 소재의 작품들이 잇따라 가세한다.

스릴러나 판타지, 사극 등 대형 뮤지컬에서는 흔치 않은 내용으로 무대를 달구며 가을까지 관객몰이에 나선다.

지난 15일부터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잭 더 리퍼'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희대의 연쇄 살인사건을 토대로 만든 스릴러 뮤지컬이다.

매춘부만 노리는 살인마 '잭'과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고자 원치 않게 잭의 살인 행각에 동참하는 외과 의사 '다니엘', '잭'을 쫓는 형사 '앤더슨' 등을 중심으로 살인마의 존재를 파헤쳐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2007년 체코 프라하에서 초연한 뒤 2009년 한국에 '살인마 잭'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됐다가 이름을 바꾼 뒤 여러 차례 앙코르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류정한·엄기준·카이가 '다니엘'역에, 김준현·박성환·조성윤이 '앤더슨' 역에 각각 트리플캐스팅됐다.

'잭' 역은 이창희와 테이가 맡았다.

공연은 10월 9일까지 이어지고 관람료는 6만∼13만원이다.

문의 ☎ 1644-5210



지난 21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해 내달 25일까지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가 낳은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은 창작 뮤지컬이다.

교향곡 1번에 대한 혹평으로 슬럼프에 빠져 작곡을 놓고 절망에 빠진 '라흐마니노프'와 그를 치료한 것으로 기록된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의 관계를 통해 아픔과 치유를 이야기한다.

오세혁이 연출을, 뮤지컬 '살리에르'를 맡았던 이진욱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담당했다.

극 중에 등장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들은 팝파이니스트 이범재가 연주한다.

2인극으로 라흐마니노프는 박유덕·안재영이, 니콜라이 달 박사는 김경수·정동화가 연기한다.

관람료는 3만∼6만원. 문의 ☎ 02-588-7708


'베어 더 뮤지컬'은 동성애를 소재로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조명한 작품이다.

보수적인 미국 남부의 가톨릭계 기숙 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년 피터와 제이슨의 사랑과 갈등, 정체성 고민 등을 록 음악에 실었다.

2000년 초연 이후 미국, 영국, 벨기에 등을 거쳐 지난해 세계 8번째로 한국에서 막을 올렸고 올해 다시 무대에 올려졌다.

지난달 개막해 9월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관람료는 6만6천∼8만8천원. 문의 ☎ 1588-5212



더위가 수그러드는 9월 광림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곤 투모로우'는 한국 연극계의 거목으로 극작가 겸 연출가인 오태석이 쓴 '도라지'를 각색한 창작 사극 뮤지컬이다.

조선 말기 젊은 개혁가였던 김옥균과 그를 암살하려는 조선 최초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으려 한 비운의 왕 고종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김수로가 제작자로 나서 선보이는 공연 시리즈 '김수로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지나가 연출을, 최종윤이 작곡을 맡았다.

주인공 김옥균 역에 강필석·임병근·이동하가 나서고 홍종우 역은 김재범·김무열·이율이 연기한다.

고종 역에는 김민종·조순창·박영수가, 김옥균의 곁을 지키는 충직한 보디가드 '와다'역에 김수로·강성진·정하루가 캐스팅됐다.

공연은 9월13일∼10월23일이며 관람료는 6만∼13만원. 문의 ☎ 1577-3363


이밖에 판타지스릴러 뮤지컬을 표방한 '더맨인더홀'도 비슷한 시기 대학로 자유극장 무대에 오른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억압이론'을 극으로 표현하고자 한 작품으로 평범한 회사원 '하루'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맨홀에 내던져지면서 겪는 이야기로 현대인의 짓눌린 상처를 통해 인간 본연의 심리를 조명한다.

연출 이현규, 작곡 민찬홍, 음악감독 김효환 등 제작진에 임강성, 김영철, 김찬호, 고훈정, 유연, 이은율 등 배우가 가세했다.

개막은 9월9일. 내달 4일 1차로 티켓을 오픈한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