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배우 류준열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류준열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혜성처럼 등장한 한 배우의 ‘응답’이 단순 ‘운빨’이 아니었다는 것을. 류준열을 만나고 절감(切感)했다. “아침부터 오느라 고생 많으셨죠?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렁찬 인사와 함께 카페로 들어선 류준열은, 그를 둘러싼 공기 자체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에너지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풋풋한 짝사랑으로 안방극장을 울리고 서툴지만 솔직한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한,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남자, 류준열을 만났다.

10. MBC ‘운빨로맨스’ 종영 소감부터 들어보자.
류준열: (촬영 내내)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너무 기분 좋다. 다음에 또 언제, 어떻게 시청자 분들·팬 분들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10.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 작품이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류준열: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기보다, (작품을 촬영할 때) 인물 자체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노력했다.

10.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류준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부담 갖는 성격이 아니다. 대신 한 번 더 고민하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긴 했다.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점은 없었다.

10. 류준열이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저주를 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류준열: 개인적으로는 ‘응팔’이라는 작품은 그런 단어(저주)와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나에게 굉장히 소중하고 행복한 작품이다. ‘응팔’을 통해 많은 팬 분들이 생겼고 이렇게 기자님들도 만나게 됐고(웃음), 감사한 작품이다. 노년이 돼서 나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을 때 류준열의 대표작이 ‘응팔’이라고 해도 기분 좋고 행복할 것 같다. 그만큼 소중한 작품이었다.

10. ‘응팔’에서는 짝사랑을 했고 ‘운빨로맨스’에서는 진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연기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었나?
류준열: 차이점은 연애를 했다는 것. ‘운빨로맨스’에는 연애를 하는 달달한 장면이 있었다. 내가 좋다고 하면 상대가 좋다고 하는 피드백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큰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촬영을 할 때 더 재밌고 알콩달콩하고 달콤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10. 실제로 연애는 많이 해봤나?
류준열: 너무 상처 되는 질문이다. 인터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웃음) 너무 오래돼 기억이 안 난다. 속상하다.

10. 그럼 사랑에 빠진 ‘운빨로맨스’ 제수호 역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류준열: 수호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인물은 아니다. 자기가 좋은 걸 서슴없이 솔직히 표현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제 연애와 무관하게 좋으면 좋다고 솔직히 말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10. 실제 류준열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류준열: 그러니까 그게 기억이 잘 안 난다. 마지막 연애가 너무 오래된 것 같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생각을 좀 해보겠다.(일동 웃음)

10. 제수호와 류준열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류준열: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라는 게, 배역을 맡았을 때 내 안에 수호를 찾느냐, 정환이를 찾느냐의 차이다. ‘운빨로맨스’에서도 제수호에게서 류준열이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을 거다. 제수호에 류준열을 얼마나 잘 녹여내는 문제였기 때문에, 그 포인트들을 많다 적다 셀 수는 없을 것 같다.

10. 질문을 바꿔보자. 제수호와 류준열은 얼마나 닮았나?
류준열: 솔직한 편에 있어서 닮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수호는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하는 타입이다. 감정적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 나는 좋은 쪽으로 티를 많이 낸다. 싫은 쪽으로는 잘 안내는데, 경조사로 따지면 경사는 나누면 두 배가 되잖나. 안 좋은 일은 티를 안 낼수록 많이 덜어지는 것 같다.

10. 항상 작품을 시작할 때 캐릭터와 자신의 닮은 부분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나?
류준열: 그렇다. 내 안에 제수호를 찾아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까, 그런 고민으로 시작한다.

10. 제작발표회 때 “‘운빨로맨스’의 신선함은 류준열의 몫”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류준열: 내가 스스로 신선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신 팬 분들만 놓고 봤을 때는 재미있다고 하시는 부분들이 많았다. 신선하다는 표현 보다는 의외의 모습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응팔’의 정환이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비해 다른 모습을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 내가 신선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인 것 같다. 아, (기사에) 신선했다고 써 주시면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웃음)

10.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처음이었다. 어땠나?
류준열: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이 있는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는 액션이면 액션, 호러면 호러, 이렇게 정해져 있지 않고 로맨스와 코미디가 합쳐진 장르다. 어떨 때는 로맨스, 어떨 때는 웃음을 주는 코미디, 그 둘이 하나 되는 순간들이 재밌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연기했다.

10.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출연할 계획이 있나?
류준열: 그렇다. 나는 장르를 안 가린다. 좋은 대본과 동료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거다.)

배우 류준열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류준열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운빨로맨스’에서 대사를 속사포로 소화해야 했다. 어떻게 연기했나?
류준열: 감독님이 원 테이크 방식을 원하셔서 (대사를) 틀리면 틀린 부분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고 그 전부터 촬영을 했다. 대사량이 너무 많긴 했는데 곧잘 외워지더라. 혼자 집에서 (대본을) 본다고 외워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얼마나 잘 받아주느냐에 따라 (대사가) 막힘없이 나오는 것 같은데 황정음 누나가 잘 받아주셔서 잘 외워진 것 같다.

10. 원래 대사를 잘 외우는 편인가?
류준열: ‘대사를 외운다’는 표현이 웃길 수가 있는 게 (대사는) 감정을 담아 하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운빨로맨스’에서는 감정적인 부분보다 제수호의 성격을 드러내는 텍스트가 많았다. 제수호가 다다다 하게끔 만들어 놓은 대사여서 외우지 않으면 안 됐다.

10. ‘운빨로맨스’에서 선보인 애드리브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가장 마음에 든 애드리브는 무엇인가?
류준열: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들었다. 주변에서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줘서 신나게 했다. 애드리브는 상대배우와 감독님 혹은 작가님의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내 애드리브를 듣는 배우도 감독님도 재밌게 봐주시고, 나중에 작가님도 “재밌었다, 좋았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전반적으로 좋아해 주셔서 다 마음에 든다. 하나만 꼽자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나를 잘 못 고른다.(웃음)

10. 칭찬해 주면 더 잘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류준열: 잘한다, 잘한다, 해야 잘한다.

10. 그럼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줘보자.
류준열: (‘운빨로맨스’를) 잘 마무리 했다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싶다. 다들 행복한 작업이었고 뒤풀이 때도 너무 즐거웠다. (촬영하는 동안) 잘 지내고 아프지 않고 사고 없이,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

10. 이번에는 칭찬 말고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해볼까?
류준열: 음… 방금까지 되게 기분 좋았는데 혼내라고 하니까 우울해진다.(웃음) 연기를 마치고 나면 늘 아쉬운 점이 있다. 거기에 대해 항상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쉬웠던 부분들, 완벽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있어 스스로 더 잘하라고 꾸중도 하고 격려도 하고 싶다.

10. 황정음과의 호흡은 어땠나?
류준열: (황정음이) 연기적으로도 선배고 나이도 선배다. 연기도 그렇지만 인생 전반적으로 좋은 얘기도 들었다. 호흡이 잘 맞았다. 많은 경험을 가졌고, 수많은 작품을 히트 시키는 배우로서의 덕목과 연기적인 노하우, 팁들을 고스란히 잘 전해주셨다. 내가 잘 소화하게끔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촬영을) 시작할 때도 그렇고, 끝나고 나니 그런 부분이 더 느껴지는 배우였다.

10. 실제로도 호랑이 띠다. 띠별 운세나 별자리 운세를 믿는 편인가?
류준열: 전혀 안 믿는다. 좋은 얘기는 좋게 듣고 안 좋은 얘기는 빨리 잊으려고 하는 타입이다.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예를 들어 물을 조심하라고 하면 물에 더 가는 스타일이다.(일동 웃음)

10. 사실 시청률에 있어서, 주연배우로서 좀 아쉽기도 할 것 같다.
류준열: 시청률은, 사실 숫자로 따지면 어떤 작품도 아쉽지 않은 작품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 했고 그에 대한 시청률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최선은 말 그대로 최선이잖나. 최선 위에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앞으로)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거다.

10. 이청아는 류준열이 재간둥이라고 하더라.
류준열: 자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웃음) 그만큼 이청아 누나도 굉장히 매력 있다. 참(charm, 매력)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올랐다. 참(charm)하면서도 참하다. 그런 이청아가 재간둥이라고 이야기 해줬다니 고맙다.

10. 촬영 현장에서 활력적인가 보다.
류준열: 옛날에는 일부러 더 그랬을 수 있는데, 지금은 현장에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 늘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죽상을 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개선되는 일은 크게 없다. 그러니까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하는 편이다. 현장도 운다고 해서 촬영이 빨리 끝나거나 웃는다고 늘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잖나.

⇒ 인터뷰②에서 계속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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