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시청률도 12.5% 동시간대 1위…광고도 완판

그렇다.

수지는 예뻤다.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의 초반 2회는 그렇게 설명될 수 있을 듯하다.

해맑고 당당하던 고등학생 노을이 돈 몇 푼에 양심을 팔아야 하는 가난한 다큐멘터리 PD가 된 사연을 담은 1~2회는 2회 연속 12.5%(닐슨코리아,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혔다.

억지로 웃음을 만들지도,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지도 않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잔잔하고 먹먹한 사랑에 시청자들의 마음도 움직이고 있다.
수지는 예뻤다…KBS '함틋'을 빛나게 하는 미모
◇ 교복을 입어도, 진흙을 묻혀도 빛나는 미모

사전 제작인 덕분에 "피부 관리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는 수지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나 보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사전 제작의 장점을 묻는 말에 장난스레 이렇게 답했던 수지는 실제 방송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물오른 외모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친구의 전 남자친구를 찾아가 "내 친구 다시 만나라"고 말하는 당돌한 고등학생을 연기할 때도, 회사에서 잘리고 술에 취해 술주정할 때도 위화감이 없었다.

20대 여배우가 기근이라는 요즘, 22살의 수지는 소녀와 성인여성을 오가며 그 나잇대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한껏 살렸다.

다큐멘터리 PD라는 직업을 보여주기 위해 어두운색의 펑퍼짐한 옷을 걸쳐 입고 진흙을 잔뜩 묻힌 모습도 말간 얼굴 덕에 억척스럽다기보다는 싱그러웠다.

예쁜 척하기보다는 망가짐을 택했다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점수를 땄다.

앞서 이른바 '발연기' 논란을 겪기도 했던 수지는 이번 드라마에서 완벽하다 할 수는 없을지언정 시청자의 몰입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 '태후'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올해 KBS가 선보이는 두 번째 사전 제작 드라마다.

앞서 방송된 사전 제작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이 40%에 육박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기에 KBS가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특히 '태양의 후예'의 후속작이었던 '마스터-국수의 신'이 시청률과 내용 면에서 모두 실망을 준 직후라 '함부로 애틋하게'의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수지와 김우빈이라는 청춘스타 두 명이 주연으로 나선 데다 또 다른 사전 제작 드라마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지면서 첫 회부터 12.5%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TV '원티드'는 7.1%, MBC TV '운빨로맨스'는 6.4%로 격차가 컸다.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쿠(優酷),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드라마피버 등을 통해 10여 개국에 동시 방영되는 만큼 국제적인 인기도 기대할 만하다.

유쿠와는 회당 25만달러 수준으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기대를 모으는 작품인 만큼 광고 판매도 원활하다.

1~2회 광고는 완판됐고 이후 광고 판매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 느린 전개에는 아쉬움…연기 지적도

'함부로 애틋하게'는 고등학교 시절 인연이 있던 두 주인공이 각각 톱스타와 가난한 다큐멘터리 PD가 되어 재회하면서 시작되는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그러나 1회부터 톱스타가 된 신준영(김우빈 분)이 시한부 선고를 받는 진부한 설정이 등장했다.

여기에 잘나가는 검사 최현준(유오성)이 준영의 생부라는 출생의 비밀, 국회의원의 딸이 저지른 뺑소니 사고가 권력의 힘으로 덮어지는 과정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아온 이야기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자칫 뻔하다는 인상을 준다.

극 초반부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주변 인물을 소개하고 그들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서 이야기가 늘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고등학생과 세계를 무대로 한 톱스타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큰 차별점 없이 표현한 김우빈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