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파격적이다. 무대 위 하나의 조명 아래, 두 남자 배우가 입을 맞추고 사랑을 속삭인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bare the musical)’ 속 한 장면이다.

‘베어 더 뮤지컬’은 청춘들의 고민, 충돌, 불안, 방황을 담아낸다. 동성 친구인 피터와 제이슨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카톨릭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피터, 제이슨은 비밀리에 교제를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입을 맞추고 뜨거운 포옹도 한다. 초연 당시부터 파격적인 소재와 대담한 스토리로 국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며 주목받은 ‘베어 더 뮤지컬’이 2016년 다시 돌아왔다.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열어 기자간담회와 하이라이트 시연을 진행했다.

올해 공연에는 초연 당시의 제작진이 또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재준 연출과 원미솔 음악감독, 정도영 안무가 초연보다 더 높은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피터 역은 초연 때도 호흡을 맞췄던 정원영과 ‘헤드윅’ ‘쓰릴미’ ‘히스토리보이즈’ 등에 출연한 손승원, 이번 오디션에서 발굴한 신예 박강현이 맡았다. 아울러 제이슨 역은 ‘엘리자벳’ ‘영웅’ ‘그날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김승대와 ‘머더 발라드’ ‘번지점프를 하다’ ‘풍월주’에 출연한 성두섭, 그리고 ‘인 더 하이츠’ ‘뉴시즈’ ‘넥스트 투 노멀’ 등에서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은 서경수가 낙점됐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 동생애 아닌, 사랑으로…


이야기의 큰 줄기가 동성간의 사랑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배우들은 ‘동성’을 버리고 ‘사랑’에만 집중해 열연을 펼쳤다.

다시 한번 ‘베어 더 뮤지컬’을 선택한 정원영은 “작품이 갖고 있는 소재가 표현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재연을 할 때는 소재는 동성애지만, 캐릭터가 지닌 고민과 아픔에 초점을 맞춰 다가갔다”며 “동성애가 아닌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 수녀님, 그리고 제이슨과의 사랑에 대해 아픔과 고귀함을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첫 작품인 박강현은 “캐릭터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기는 힘들기 때문에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건, 사랑이라는 본질에서 오는 아픔은 같다는 거였다”며 “동성, 이성을 구별하지 않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손승원 역시 “간접경험이 힘든 역할이라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 그렇게 공감을 했다”면서 “또 제이슨 역을 맡은 배우들의 워낙 진실성 있게 연기를 해줘서 몰입하면서 할 수 있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장면 / 사진제공=쇼플레이

◇ 캐릭터와 스토리 개연성 위해…


초연과 비교할 때, 몇 장면이 추가됐다. 인물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재준 연출은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작업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스토리를 크게 바꿀 수 없는 구조와 여건 속에서 캐릭터들의 개인성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장면을 추가했다”며 “피터와 제이슨이 연극 연습을 하는 장면과 신부님과 수녀님의 의견 차이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준 연출은 “2막에서 벌어지는 피터와 제이슨의 갈등, 선택들을 좀 더 보강하기 위해 신부, 수녀의 캐릭터도 돋보이게 했다”며 “또 밴드가 보이지 않는 부분도 보완했고, 동선도 바꿨다”고 초연과 다른 점을 덧붙였다.

‘베어 더 뮤지컬’은 외로움과 공허함, 질투, 사랑들의 감정부터 동성애, 마약 등 파격적인 소재도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청소년 시기에 누구나 가질법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 방황과 불안한 심리 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 속 말들을 감정에 따른 다양한 음악에 녹였다.

피터, 제이슨의 감정이 폭발할 때는 강렬한 록으로 표현했고 팝 발라드, 가스펠, 소울풀한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넘버들로 구성했다. 이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고등학생들의 다이내믹한 감정선과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

초연보다 더 강렬하고, 탄탄하게 돌아온 ‘베어 더 뮤지컬’. 오는 9월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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