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신재홍, 英로펌과 손잡고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 설립

한국과 영국이 합작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박효신의 '좋은 사람' 등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신재홍이 영국의 음악 관련 법률회사로 유명한 로펌 '뉴 미디어 로'(New Media Law)와 손잡고 현지에 합작법인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를 설립했다.

최근 강남구 삼성동에서 인터뷰한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 신재홍 대표는 "한국 뮤지션과 작품자(작곡가, 프로듀서)들이 글로벌 역량을 지니도록 육성, 이들이 영국을 거점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립 목표를 밝혔다.

런던 중심지 하노버스퀘어에 위치한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에는 영국 퍼블리싱 전문가들을 비롯해 스플래쉬 그룹의 대표이자 캐나다와 영국에서 활동하는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 등이 이사로 참여했다.

이번 영국 진출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고 한다.

신 대표는 "송라이팅 캠프 차 영국에 갔다가 현지 음악 관계자들과 만났다"며 "그때 만난 로펌 측과 서로에 대한 관심이 맞아떨어졌고 지금이 타이밍이라는데 뜻을 모았다.

로펌이 위치한 건물에 합작법인 사무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영국일까.

"유학 시절부터 우리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K팝이 지금 그 몫을 잘해주고 있는데 여전히 영미 팝시장 진입은 녹록지 않죠. 비틀스를 전후해 세계 팝 음악을 주도한 영국 음악계와의 합작, 교류를 통해 우리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채널을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
그는 한양대 작곡과를 다니던 1985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가 작곡과 재즈를 공부했다.

유학 시절이던 1988년 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로 데뷔해 임재범과 박효신의 대표곡뿐 아니라 원미연의 '이별여행', 애즈원의 '원하고 원망하죠', 오현란의 '조금만 사랑했다면',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해' 등 숱한 히트곡을 냈다.

신 대표는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를 가수와 작곡가의 해외 진출을 위한 허브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기획사들의 경우 해외에 지사를 설립해 진출을 꾀하지만 중소 기획사들은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는 것. 때문에 자사 소속뿐 아니라 가요계 저변의 잠재력 있는 뮤지션들과 작곡가들을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소개하는 글로벌 에이전시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영국 음악계도 신선한 아티스트를 찾고 있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뮤지션에 관심이 많다"며 "걸출한 가창력과 영어 실력을 겸비한 국내 뮤지션들이 다수인데 현지 프로듀서, 공연 기획자 등과 협업한다면 흥미로운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듀서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는 10월부터 영국에서 한국과 현지 프로듀서들이 참여하는 '라이터스 캠프'를 열고 애비로드 스튜디오와 함께 선곡된 노래의 녹음 작업을 진행하며 퍼블리싱 사업도 한다.

신 대표는 "에코브릿지, 킹클랩, 신형 등 국내 작곡가들이 참여한다"며 "이미 국내 작곡가들의 실력은 영국 음악계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신 대표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의 한국 공연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통일 염원 평화 콘서트의 국내 유치도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관련 사업을 위해 국내 공연기획사 쇼플레이와 함께 에이프로엔터테인먼트 설립도 마쳤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