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돼 프랑스에서 화제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개봉 이틀 만에 55만 관객에 육박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3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가씨'는 2일 관객 25만9천351명(매출액 점유율 56.9%)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첫날인 1일에 이어 이틀 연속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1일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역대 3위에 해당하는 28만9천449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아가씨'는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언론·평론가들의 평가는 엇갈렸으나 극장·배급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 선판매를 포함해 전 세계 176개국에 팔렸다.

박찬욱 감독은 그동안 호불호가 나뉘는 영화를 만들어와 작품성과 명성에 비해 흥행은 썩 훌륭한 편은 아니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관객 583만명을 동원한 이후 아직 이 기록을 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가씨'에 대한 높은 흥행 열기는 다시 한번 '깐느 박' 영화의 관객몰이를 기대하게 한다.

'아가씨'의 개봉 초기 관객 동원이 물량 공세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아가씨'의 스크린 수는 1천여개, 상영횟수는 4천800여회로 많은 편이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상반기 화제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개봉 초기 1천800여개의 스크린에서 9천여회 상영될 정도로 대대적인 물량 공세가 뒷받침됐다.

'아가씨'는 대신 좌석수 대비 관객수 비율인 좌석점율이 2일 현재 28.0%로 높다.

경쟁작인 '곡성'(16.8%), '엑스맨: 아포칼립스'(12.7%)보다 월등히 높다.

좌석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관객들이 그만큼 그 영화를 찾아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인 만큼 새로 개봉한 공포영화 2편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는 현존하는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 시리즈 '무서운 이야기'의 새로운 작품이다.

'여우골', '로드레이지', '기계령' 등 3편의 에피소드와 이 에피소드를 연결해주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여기에 대적하는 해외 공포영화로 '더 보이'가 있다.

인형 브람스와 새로운 유모 그레타, 둘만 남은 저택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영화다.

인형이 보내는 의문의 신호, 과거에 얽힌 끔찍한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2일 현재 박스오피스에서 '무서운 이야기 3'는 5위, '더 보이'는 9위에 올랐다.

존엄사와 로맨스를 결합한 '미 비포 유',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직 연극배우 이야기를 담은 '양치기들'도 주목할 만한 영화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