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싱어송라이터 오왠 / 사진제공=DH플레이엔터테인먼트
싱어송라이터 오왠 / 사진제공=DH플레이엔터테인먼트


“악보를 볼 줄도 모르고, 화성이나 코드도 몰라요.” 최근 서울 중구 중림동 텐아시아 편집국을 찾은 신인 싱어송라이터 오왠(O.WHEN)이 수줍게 고백했다. 자신의 앨범 전곡 작사, 작곡을 맡는 그이기에 더욱 놀라운 말이었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난 뒤 음악 이론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까막눈이었다. 앨범에 담긴 주옥같은 곡들은 그가 독학으로 익힌 기타를 통해 완성됐다.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인 멜로디를 떠올렸고 그대로 기타에 옮겨 작곡을 했다.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가사가 돼 듣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답 없이 직감적으로 음악을 하며 실력을 쌓아온 그의 음악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10.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오왠: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졌다. 어머니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집에 항상 음악을 틀어 놓으셨던 기억이 난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신다. 내 기억에는 없는데 내가 어릴 때 어떤 노래를 듣고 울었다고 하더라. 어린 내가 듣기에도 좋았나 보다. (웃음) 가수의 꿈은 초등학교 때부터 키웠는데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 성인이 되고나서 제대로 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지지해 주시면서 자퇴도 허락해 주셨다.

10.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오왠: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스무살 때부터다. 대학교를 자퇴하고 노래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작곡한 곡도 생각난다. (웃음) 공개되면 큰일 날 곡이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생각하면서 쓴 건데 랩도 들어가 있고 흑역사다. 당시 친구들한테만 들려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사실 내 곡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달라서 립서비스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나는 좋다고 열심히 곡 쓰고 그랬다.

10. 타이틀 곡 ‘오늘’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오왠: 서울에 올라온 뒤 비 오는 날 한강에 앉아서 쓴 곡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하더라. ‘젊음은 다 힘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에게 기대기도, 섞이기도 힘든 그런 마음이었다. 그 기분을 담아 가사를 쓰면서 멜로디를 흥얼 거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다. 적절한 우울함이 섞였다. 내가 쓴 곡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멜로디인 것 같다.

싱어송라이터 오왠 / 사진제공=DH플레이엔터테인먼트
싱어송라이터 오왠 / 사진제공=DH플레이엔터테인먼트


10. 원래 기타만 가지고 작곡하는 편?

오왠: 사실 나는 악보를 볼 줄도 모르고, 화성이나 코드에 대해서도 모른다. 피아노도 조금 칠 줄은 아는데 그냥 음을 듣고 친다. 지금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야 필요성을 느끼고 배우는 중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니까 모든 게 새롭더라. 멜로디 전개 방법이나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것 등 배울 게 정말 많았다. 앞으로 공부할 생각이다. 내가 악보도 못 읽고 용어도 모르니까 같이 작업하시는 분들과 의사소통이 어렵더라. (웃음) 기타로 음을 잡아서 설명해 주시니까 이해하겠더라. 요새 열심히 공부 중이다.

10. 작사도 경험담으로 쓰나?

오왠: 단 한번도 지어낸 얘기로 작사해 본 적 없다. 물론 상상을 더해서 쓰기는 한다. 예를들어 제가 연애를 하고 있다면 잘 만나는 상황이라고 해도 헤어지는 상상을 하면서 쓴다. 만약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면 작사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솔직한 이야기를 담지 못할 것 같아서다.

10.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오왠: 타이틀곡 ‘오늘’과 첫 번째 트랙인 ‘원더 홀(Wonder Hole)’ 두 곡이 가장 마음에 든다. 특히 ‘오늘’은 내 목소리를 낼때 재미가 있어서 애정이 간다. 내 심정과 가장 맞닿아있는 곡이기도 해서 부르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두 곡의 분위기도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다. 공연에서 보여드리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원더 홀’은 팝적인 느낌이 가미돼서 좋다.

10.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 보통 신인들은 긴장 하던데.

오왠: 무대 체질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전혀 긴장이 안 된다. 무대에 오르기 전 그 간질간질한 느낌을 즐긴다. 버스킹이나 소극장 공연 위주로 해서 그런지 긴장한 적은 없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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