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단어의 무게는 남다르다. 어쩐지 무겁고, 한편으로 짠한 그 이름. 남편, 가장, 그리고 아빠로. 생을 살아왔던 아버지와 그 뒷모습을 보며 삶을 걸어온 아들이 외딴곳으로 단둘만 보내졌다.
'아버지와 나' 바비, 로이킴, 에릭남, 김정훈 /사진=최혁 기자
'아버지와 나' 바비, 로이킴, 에릭남, 김정훈 /사진=최혁 기자
tvN이 신규 예능 프로그램 ‘아버지와 나’(연출 박희연, 극본 최재영)’를 선보인다. ‘아버지와 나’는 연예인 아들과 평범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남희석, 추성훈, 김정훈, 윤박, 에릭남, 로이킴, 바비 총 7명이 출연한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낯선 시간들을 통해 평범한 부자 관계를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진행된 '아버지와 나' 제작발표회에서 아들 사인방이 모였다. 김정훈, 로이킴, 에릭남, 바비가 아버지와의 여행에 대한 후일담과 첫 방송을 앞둔 기대감을 전했다.

'아버지와 나' 박희연 PD /사진=최혁 기자
'아버지와 나' 박희연 PD /사진=최혁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희연 PD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을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가장 멀고도 어색한 관계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실제로 여행사에 20년 이상 다니신 분에게 여쭤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을 등장시키게 됐다."

'아버지와 나'는 제작진의 사전 답사도 개입도 없는 순도 100% 자유여행으로 진행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두 사람이 함께 상의해 직접 여행 코스를 정하고 숙식을 준비하면서 부자 간의 여정을 꾸린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어색함 속에서 재미라는 요소가 나왔다. 막상 여행을 시작하자 어색할 줄로만 알았던 부자관계에서 닮은 구석을 찾을 수 있었다. 사전 인터뷰 때 로이킴이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 여행을 가면 따로 떨어져 있고 말도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로이킴이 '예상외로 어색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더라. 이런 것도 현실 속에서 보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행동으로 보여지는 애정 말이다."

로이킴은 "대부분의 부자들이 그렇겠지만 둘만의 여행도, 사진도 처음이었다. 사진을 찍을 때 괜스레 친한 척하려고 어깨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 요즘 화장실에 가서 핸드폰을 볼 때 아버지랑 찍은 사진을 본다. 행복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박희연 PD는 "아버지와 어떤 사건이 있었거나 갈등이 있어 어색한 것은 아니다. 단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벽이 생긴 거다. 함께 할 시간만 있다면 그 어색함이 풀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게 진정한 가족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와 나'
'아버지와 나'
프로그램은 총 일곱 부자가 낯선 여행지로 떠나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남희석-남석우 부자는 일본 삿포로, 추성훈-추계이 부자는 이탈리아 로마, 밀라노, 김정훈-김순명 부자는 뉴질랜드, 윤박-윤정보 부자는 스위스, 에릭남-남범진 부자는 체코, 로이킴-김홍택 부자는 라오스, 바비-김형식 부자는 하와이로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해보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고 돌아왔다.

여행지 선정은 아버지의 '입김'이 작용했다. 박 PD는 "아들과 아버지 모두에게 물어봤다. 최종 결정을 할 때 대부분의 아들은 아버지가 가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또 그 반대로 말씀하시면서도 '앞으로 해외여행을 못 갈 수 있다'라는 생각에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을 솔직히 답하시더라. 그런 부분을 절충해서 나라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훈은 유독 '뉴질랜드' 여행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영어를 못하는데 제작진은 도와주지도 않는다. 예약하는데도 힘들더라. 일본을 가자고 그렇게 말했는데 제작진이 일본만 빼고 얘기하라더라. 알고보니 아버지가 아시아권 말고 다른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뉴질랜드를 가게 됐다. 가족 여행은 정말 좋지만 제가 계획해야 하는 여행이라면 가고 싶지 않다"라며 투덜거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반면 아버지와 '친구'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바비는 "촬영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여행했다. 앞으로 아버지와 국내 여행도 다니고 싶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로이킴 "또 가고 싶지만 그런 용기나 안 게으름이 생길지 모르겠다. 언제든 가고 싶은데 아버지가 먼저 가자고 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아버지의 방송 욕심이 드러났다. 저 몰래 다른 방송 출연할까 겁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에릭남은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너무 가고 싶다. 그런데 아버지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여행 말미에는 '너무 길지 않냐'면서 '딱 3일이 좋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다음부터는 '아버지와 나' 말고 '어머니와 나'를 찍으라고 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방송은 낯선 여행지에서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담을 계획이다. 부자 간의 '어색 케미'가 그동안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와 특별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예인 아들과 평범한 아들이 낯선 장소에서 생애 최초로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부자(父子)'예능 프로그램 아버지와 나'는 오는 6월2일 11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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