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로맨스' 이수혁 이청아 황정음 류준열 /사진=최혁 기자
'운빨로맨스' 이수혁 이청아 황정음 류준열 /사진=최혁 기자
황정음X류준열은 정답일까. '태양의 후예'가 떠나고 주춤했던 수목 안방극장에 '운빨로맨스'가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는 캐스팅 과정부터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로 '믿고 보는 배우' 황정음과 '어남류' 열풍의 주역 류준열이 주연 배우로 포진했기 때문.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로, 류준열은 드라마 주연 데뷔작 '응답하라 1988'로 2016년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입지를 굳혀왔다.

"황정음과 류준열은 자타가 공인하는 섭외 1순위 배우."

25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운빨로맨스'의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김경희 PD는 주연 배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이같이 드러냈다.

'운빨로맨스' 김경희 PD /사진=최혁 기자
'운빨로맨스' 김경희 PD /사진=최혁 기자
김 PD는 '운빨로맨스'에 대해 "인간이란 한치 앞도 모르는 미약한 존재라는 전제로 시작된 작품"이라면서 "내일이 불안하기에 현재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맑고 예쁜 여자가 정 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남자를 만나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운빨로맨스'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다. 상반기 tvN에서 방영된 '치즈인더트랩'은 드라마 인기와 별개로 작품과 원작과의 간극으로 대중의 질타를 받은바 있다. 이에 같은 방식으로 드라마화 되는 '운빨로맨스'에도 우려는 존재했다.

김경희 PD는 "웹툰은 등장인물도 작고 짧은 편이다. 원작의 스토리만으로 드라마화를 하면 2~4회 정도 되는 짧은 단편 드라마가 된다. 미니시리즈는 16부작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인물, 스토리를 굉장히 많이 추가했다. 원작에서 여자주인공의 설정, 생활방식, 드라마의 전제가 되는 것들을 가져왔다. 대신 예쁘고 아름다운 정서, 흡입력 있는 갈등, 새로운 인물을 구성해 완전히 다른 스토리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류준열은 "웹툰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조금 짧은 탓에 16부작으로 알차게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은 있었다. 시나리오를 1부 부터 읽다보니 꽉차게 구성된 것 같다고 느꼈다"라고 거들었다.

이어 황정음은 '운빨로맨스' 덕에 웹툰을 생애 처음으로 읽었다고 고백했다. "처음 본 웹툰이었는데 재밌고 독특하고 신선했다.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가더라. 그래서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것이 큰 숙제다. 저는 이해를 못하면 한발자국도 못나가는데 류준열은 신선하다. 이 친구의 신선함을 받아 제가 가져와서 써먹고 있다.(하하)"

김경희 PD는 기존 로맨틱코미디와 '운빨로맨스'와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운빨'에는 재벌하고 악역이 없다. CEO로 나오는 제수호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타고난 두뇌 덕에 성공한 케이스다. 굉장히 서민석인 캐릭터"라고 전했다.

원작에서 제수호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왜 제작진은 캐릭터 배경에 대해 수정하게 됐을까. 김 PD는 "원작에서 제수호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짠돌이라 건물주가 되는 20대다. 드라마 남자주인공으로 제약이 많았다. 특히 돈을 아끼면 마치 몇억짜리 건물을 살 수 있다라는 느낌도 들고 현실과 조금 동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했다. 미신과 배척점에 있는 과학과 논리, 인간의 의지를 믿는 친구로 설정하면서 그들만이 가지는 외로움, 상처 트라우마를 담았다. 제수호는 남자주인공으로 하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사실 CEO라고는 하지만 회사는 정상훈이 소유한다. 이 분(류준열)은 바지사장이다.하하."
'운빨로맨스' 류준열 황정음 /사진=최혁 기자
'운빨로맨스' 류준열 황정음 /사진=최혁 기자
류준열과 황정음은 현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 함께 소속돼 있다. 한솥밥을 먹는 입장에서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더 특별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을까.

황정음은 "사실 류준열이 '응팔'하고 있을 때 같은 회사인지 몰랐다. 연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은 없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잠시 봤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연기 잘 할 것 같다'라는 촉이 왔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다. 내가 안가지고 있는 것을 준열이가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준열은 조금 섭섭한 말투로 "저도 굉장히 좋구요, 처음부터 같은 소속사인지 알았습니다"라고 재치있게 말을 이었다.

"소속사 들어가는 과정에서 찾아봐서 알고 있었다. 황정음과 함께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운빨'이 정말 좋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첫 만남은 화보 촬영장에서였는데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고, 다음날 스케줄이 있는 후배를 배려해주더라. 그때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배려하며 마무리할 수 있겠다 싶었다.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다."

두 사람의 연기호흡은 어땠을까. 황정음은 "좋다"라고 말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연기하면서 느낄 수 있다. 준열이 한테 요즘 '아~ 좋다' 라고 한다."

류준열은 "눈을 많이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는데. 누나가 '아 좋다' 그러더라. 그때의 희열,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선배님 입장에서 수많은 배우를 만났을거다. 좋고 나쁨을 다 아는 입장일텐데 정말 저같은 신인에게 그렇게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예의를 지켰다.

이에 대해 황정음은 조금 발끈하며 "지금 착한척하면서 완전 존댓말하는데 현장에서 반말한다. 하하. 잘 통하는 편이다. 준열이에게 '나 힘들어'라면서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류준열은 "반말에 대한 것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자리에서 선배라고 하는게 재밌다. 하하. '누나'가 정말 많이 도와준다. 그런데 가끔 엄살도 부린다. '이렇게 하는거 맞아?'하고. 거기다대고 후배가 '예 틀려요' 할수는 없지 않나. '잘하고 계세요' 하면 또 기분 나빠한다. 지금까지 후배 배우들을 주로 다독여주는 편이었나보다. 저한테는 '왜 네가 나한테 잘한다고 그래?'라고 말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제작보고회의 두 사람의 모습만으로도 촬영장의 분위기가 예견된다. 황정음, 류준열이라는 대세 배우가 다양한 감정을 넘나드는 캐릭터 소화력과 환상적인 연기호흡을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운빨로맨스'는 미신을 맹신하여 호랑이띠 남자를 찾아 헤매는 여자가 인생의 함수에 ‘마음’이라는 변수가 없던 호랑이띠 남자를 만나 벌이는 신묘막측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25일 저녁 10시 방송.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