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대작 의혹 / 사진 = 한경DB
조영남 대작 의혹 / 사진 = 한경DB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의 화투 소재 그림을 놓고 대작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무명 화가가 입을 열었다.

무명화가 송씨(60)는 17일 조영남 대작 의혹에 대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작품의 90% 이상씩을 그리는 게 다반사였다. 조영남씨는 내 그림에 약간 덧칠을 하고 사인만 하는 정도였다"고 아시아뉴스통신을 통해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올해만 해도 30점 정도 그려서 가져다줬다. 2009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얼마 전까지 그려줬으니까 중간 중간 쉬었다고 해도 8년 동안 300점은 넘게 그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회의감이 들어서 도망간 적도 있었다. 1년 쯤 지나 조씨에게 연락이 왔다. 첫 마디가 '너 뭐 먹고 사니?'였다. 당장 배가 고프니 어쩔 수없이 다시 그려주기를 몇 번 반복했다"면서 "작품을 대신 그리는 것은 지루하고 보람이 없다. 솔직히 그리기도 싫었다. 작가로서 창의적이지도 않은 작품을 그대로 똑같이 베껴서 그리는 데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조씨가 필요한 주재의 그림을 몇 장씩 그리라고 주문하면 일단 작품을 프린트해 먹지를 대고 밑바탕을 여러 장 그려 놓는다. 그 다름 원 작품과 똑같이 칠하고 그리는 것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림 한점당 10만원씩만 받은 데 대해 "나는 세상물정 모르는 예술가다. 주위에서 나보고 '애'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나는 조씨에게 그려줬던 나의 그림들이 조씨의 사인을 더해 그렇게 많이 거래되고 있는지 꿈에도 몰랐다. 주위 팬들이나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는 줄 알고 있었다. 만약 알았더라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짜리 그림을 단돈 10만원에 그려줬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 조씨의 집에서 조씨를 직접 만나 그림을 줬다. 준 그림을 조씨가 마룻바닥에 쭉 깔아서 확인했다. 그 다음에 방에서 돈을 가지고 나와 나에게 줬다. 난 장사꾼 같기도 해서 그 자리에서는 얼마인지 확인을 안 한다"면서 "나중에 집에서 확인해보니 150만원이 봉투에 들어있더라. 17점을 그려 갔는데 2점은 서비스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영남의 갤러리와 소속사를 압수수색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