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열연한 배우 송혜교 "송중기의 고백 장면, 방송 보면서 저도 심쿵했죠"
“제게 많은 사랑과 함께 큰 기회를 준 작품이었어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후 3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여서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연기했습니다. 덕분에 다른 작품을 선택할 기회도 얻어 너무 행복합니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에서 의사 강모연 역으로 또다시 대륙을 강타한 원조 한류스타 송혜교(34·사진)는 20일 이같이 말했다.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연 드라마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다. ‘가을동화’(2000년)와 ‘풀하우스’(2004년)로 중국에서 한류 스타로 일찌감치 떠오른 그는 ‘태후’로 더욱 친숙한 스타가 됐다.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작품 캐릭터 중 강모연이 가장 단단한 여자라고 했어요. 자기 의견을 분명히 내뱉는 타입 말이죠. 처음 대본에는 덜 입체적으로 그려졌는데 저의 밝은 면을 본 뒤 대본을 많이 수정해 모연이 돋보일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줬습니다. 그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까 스트레스가 많았죠. 30대가 되면 쉽게 연기하겠지 생각했는데, 지금도 떨리고 긴장됩니다. 연기는 늘 어렵습니다.”

송혜교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이 여성스럽거나 내숭 떠는 타입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는 남자처럼 털털하고, 선머슴 같은 스타일이란다. 강모연 역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실제 모습을 어느 정도 담아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사전 제작한 드라마여서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강모연에게 빙의하면서 봤어요. 후배 송중기가 저렇게 매력 있는 연기를 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그가 ‘고백할까요? 사과할까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떨리더군요. 재난 상황에서 그가 독수리 5형제처럼 나타나 강모연을 찾는 장면도 그랬고요.”

송혜교는 최근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다.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는 “저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교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중국 충칭 임시정부 청사, 로스앤젤레스 안창호 패밀리하우스, 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 등 전 세계의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에 안내서 및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서 교수님과 함께 일한 게 몇 년 됐어요. 어렸을 때 해외에 나가서 박물관에 갔는데 영어, 중국어, 일본어 다 있는데 한국어만 없었어요. 서 교수님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더니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앞으로도 역사를 배우면서 힘을 보태겠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