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송중기와 결혼' 가짜 혼인증까지…"한류 3.0 내습" 경계감
송중기 지폐 등 태양의 후예 '송중기 앓이'도 확산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중국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며 자국 문화상품의 '굴기'를 추진해온 중국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산경(産經)신문보는 6일 '태양의 후예'의 중국 인기를 '한류 3.0의 내습'으로 일컬으며 아직 중국 본토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영화·드라마산업의 한계를 짚는 기사를 올렸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愛奇藝)를 통해 동시 방영되고 있는 '태양의 후예'는 이날 현재 누적 조회수 20억100만 뷰를 기록하며 20억 뷰를 넘어섰고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드라마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중국 여성이 자신과 태양의 후예 남자주인공 송중기의 가짜 혼인증명서를 만들어 온라인에 장난으로 올렸다가 아버지를 격노하게 했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을 달궜다.

충칭(重慶)에 사는 26세의 미혼여성 리(李)모씨는 칭밍제(淸明節) 연휴에 사진편집 소프트웨어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송중기 사진을 이용해 가짜 혼인증명서를 만든 다음 웨이신(微信·위챗)에 올렸다.

친구들과 댓글 답변을 통해 장난으로 "올해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에 와서 결혼식에 참석해달라"는 글까지 올렸다.

이를 본 리씨의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와 "누가 네 결혼에 동의했더냐. 나를 속이고 혼인증까지 발급받았느냐. 대체 어떤 놈이냐"며 노발대발했다는 소식이다.

또 중국의 성묘철인 칭밍제 기간에 송중기의 얼굴을 5만원권 지폐에 인쇄한 노잣돈 지전(紙錢)이 등장해 중국내 송중기 팬들을 화나게 했다는 소식도 나오는 등 끊임없이 화제를 낳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등의 인기에 이어 '태양의 후예'가 이처럼 문화현상으로까지 확산되자 중국은 자국 문화산업의 침식을 우려하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산경신문보는 2011년부터 중국 영화·드라마의 해외 판매가 유럽의 경제위기와 함께 한국드라마가 가져온 1차 한류 열기로 인해 하락세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영화가 해외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 영화 및 드라마의 해외판매액이 19억1천만 위안에서 35억 위안으로 늘어나다가 2011년을 정점으로 찍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 규모는 2013년 91조5천300억원로 전년보다 4.9% 증가했고 수출액도 전년보다 10.6% 늘어난 50억9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중국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상품을 100달러 수출할 경우 412달러의 산업 연동효과를 가져온다는 한국의 통계도 인용했다.

판저우(范周) 중국미디어대학 문화발전연구원장은 "싸이, 도 교수(별에서 온 그대의 남자주인공 도민준)가 한류의 대명사로 키웠듯이 한국은 유한한 자원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특색있는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