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교향악축제’에 참가한 KBS교향악단.
‘2016 교향악축제’에 참가한 KBS교향악단.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요엘 레비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이 장엄하면서도 감미롭게 울려 퍼졌다. 라흐마니노프는 작곡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우울증까지 앓았지만, 이 협주곡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됐다. 또 한 명의 러시아 음악가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에서의 하룻밤’도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마녀들이 민둥산에 모여 잔치를 벌인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은 곡이다. 빠른 박자의 대담한 연주가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2016 교향악축제’가 이렇게 19세기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으로 막을 올렸다. 올해로 8회째인 교향악축제는 국내 최대 음악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국내 19개 교향악단이 참여해 오는 22일까지 클래식 대향연을 펼친다.

시작부터 반응이 뜨겁다. KBS교향악단의 개막 공연이 매진된 것을 비롯해 오는 8일 수원시립교향악단 공연 등 일부 음악회도 이미 매진됐다. 대중에게 친숙한 곡이 많아 클래식 입문자 사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공연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4번,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로 꼽히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선보였다.

구성도 다양하다. 올해의 부제는 ‘오케스트라의 모든 것을 만난다’. 이에 걸맞게 하이든부터 탄생 110주년을 맞이한 쇼스타코비치, 현존 작곡가의 세계 초연 작품까지 300여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연주한다.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예술의전당의 기획 공연 최초로 생중계하는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을 잘 접하지 못했던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첫날에 이어 22일 마지막 공연은 네이버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

첫날 생중계를 본 네티즌들은 “안방에서 편하게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연주가 시작될 때 곡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자막으로 나와 이해하기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교향악축제는 평일엔 오후 8시, 토·일요일에는 오후 5시에 시작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