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제작발표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위키드 제작발표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 한예진 기자 ] 첫 방송 전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제주소년 오연준 군이 천상의 목소리를 내며 전율이 흐르는 무대를 펼쳤다. 현장의 청중단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는가 하면 눈물을 훔치기까지 했다. 배우 박보영은 이를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무기"라고 평했다. 선공개된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9살 짜리 소년이 어른 못지않은 역대급 무대를 선보인 이 영상은 18일부터 방송될 Mnet 뮤직쇼 '위키드'의 한 장면이다.

'위키드(WE KID)'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준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를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다. 어린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줄 국내 최정상급 스타들이 유명 작곡가들과 협력해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갖춘 어린이들을 영입하고 창작동요대전을 펼친다.

'슈퍼스타K'를 통해 노래 서바이벌 열풍을 일으킨 주역인 김용범 CP가 이번에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17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위키드'는 현재 어린이들의 감성을 반영해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힐링 뮤직쇼'가 될 것이다. 요즘 어린이들의 감수성을 담아내되, 어른 또한 위로 받고 용기를 얻는 세련된 동요를 만들고자 한다"며 "엠넷이 그간 음악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는데, '위키드'가 전 세대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노래로 그간 침체돼 있던 동요를 다시 부흥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출연진들 역시 "'위키드'는 착한 프로그램"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가수 윤일상은 "요즘 독한 예능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굉장히 착한 예능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흐뭇한 웃음을 짓고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배우 유연석은 "제작진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매우 공감이 되더라. 아이들과 만나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내가 힐링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위키드' 유연석 윤일상 / 사진 = 변성현 기자
'위키드' 유연석 윤일상 / 사진 = 변성현 기자
2010년 MBC 창작동요제가 28회를 마지막으로 폐지되는 등 1980~1990년대 돌풍을 일으켰던 동요의 시대가 끝나고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요를 따라 부르는 요즘, 동요의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각오에 MBC '무한도전 가요제', '일밤-복면가왕' 등의 상황이 떠올랐다. 방송에 나왔다 하면 몇주 동안 음원 차트를 싹쓸이 해버리는 진풍경을 빚어냈다. 가수가 아닌 이들이 차트를 장악하다보니 발 디딜 틈 없는 뮤지션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노래들을 통해 새로움과 또 다른 감동을 느낀다. 선택은 모두 리스너들의 몫인 것이다.

윤일상은 "현재 아이들의 눈을 맞춘 가사와 멜로디가 제작되지 못하니까 가요를 많이 부른다. 이번 계기를 통해 동요가 대중화됐으면 좋겠다. 밝고 좋은 동요가 많이 나온다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100년, 200년 뒤에도 불릴 오래가는 동요를 만들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유재환은 기존 가수들과 비교하며 아이들의 실력을 극찬했다. 그는 "임재범, 김범수, 박효신 같이 완성된 보컬은 특별한 디렉팅 없이 완벽하게 곡을 소화한다. 아이들 역시 완성된 보컬이더라. 곡을 주면 자기들의 스타일로 표현해낸다. 동요라고 해서 대중가요와 특별히 악기구성이 다르지 않다. 다만 부르는 사람이 아이라는 자체로 감동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히트곡이 아니라 명곡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곡 만들고싶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기존 오디션이나 서바이벌에서는 어른들만의 대결 또는 아이들만의 대결이 주를 이뤘다면, '위키드'는 어른과 아이가 한 팀이 되어 도전한다. 수년 째 계속되는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단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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