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래' 에드 시런·'올해의 레코드' 마크 론슨 각 2관왕
켄드릭 라마, 5관왕에도 주요상은 못 받아
글렌 프레이·데이비드 보위·비비 킹 등 추모 무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올해의 앨범' 상을 차지하며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이 상을 두 번 받은 여성 가수가 됐다.

15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스위프트는 정규앨범 '1989'로 '올해의 앨범' 상을 비롯해 '베스트 팝 보컬 앨범'과 '베스트 뮤직 비디오' 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올해의 앨범' 상을 차지한 스위프트는 당당한 수상소감으로 더 눈길을 끌었다.

스위프트는 "모든 젊은 여성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성공을 깎아내리거나, 당신의 성취와 명성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일에 집중하고 타인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마지막에 돌아봤을 때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한 것이 결국 자신, 그리고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스위프트가 카니예 웨스트에게 반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수상 소감이 최근 스위프트를 겨냥한 듯한 랩 가사로 논란이 된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저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그래미 3관왕…켄드릭 라마 최다 수상
이날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앨범'과 함께 그래미상의 주요상으로 불리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에드 시런은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최고 노래의 작곡가에게 주는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부문에서 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시런은 트로피를 받으며 "이 노래는 밥을 먹고 소파에 앉아서 쓴 곡"이라며 "부모님이 지난 4년간 매년 그래미에 참석했으나 제가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해 아쉬워했는데, 올해는 다를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크 론슨이 제작하고 브루노 마스가 부른 '업타운 펑크'(Uptown Funk)는 노래의 가수·프로듀서·녹음 엔지니어 등을 모두 평가해 시상하는 '올해의 레코드'에 선정됐다.

론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도 수상했다.

모든 신인 가수가 꿈꾸는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상의 영광은 메간 트레이너가 안았다.

올해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였던 래퍼 켄드릭 라마는 시상식에서 '베스트 랩 앨범'을 수상하고, 시상식 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사전 시상에서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성(랩·노래) 컬래버레이션(협업)', '베스트 랩 노래', '베스트 뮤직비디오' 상을 차지해 5관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올해의 앨범' 등 주요상은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힙합·재즈·펑크의 강렬한 조화가 돋보인 앨범 '투 핌프 어 버터플라이'(To Pimp A Butterfly)로 빌보드와 '롤링 스톤'지 등 평단에서 최고 평점을 받은 켄드릭 라마는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무려 11개 부문에 이름이 올라 주요상에 대한 수상 기대가 컸다.

켄드릭 라마는 '베스트 랩 앨범' 트로피를 받으며 "제게 책임감을 심어준 친구들과 주변 사람, 저를 이끌어준 모든 사람을 잊지 않겠다"며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을 좋은 길로 이끌어주는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스틴 비버는 '잭유'(스크릴렉스·디플로)와 함께 녹음한 노래 '웨어 아 유 나우'(Where Are U Now)로 '베스트 댄스 레코딩' 부문을 수상하며 생애 첫 그래미를 거머쥐었다.

'캔트 필 마이 페이스'(Can't Feel My Face)로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는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상과 '베스트 어번 컨템포러리 앨범' 상을 받았다.

사운드미러코리아의 황병준 대표가 녹음한 라흐마니노프의 '베스퍼스: 올 나이트 비질'(Vespers: All-Night Vigil) 음반은 '베스트 합창 퍼포먼스'(Best Choral Performance) 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시상식은 스위프트의 '아웃 오브 더 우즈'(Out of the Woods)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 아델, 위켄드, 켄드릭 라마, 저스틴 비버, 핏불 등이 무대를 장식했다.

선후배 가수의 합동 무대도 빛났다.

존 레전드, 데미 로바토, 루크 브라이언, 메간 트레이너, 타이레스는 선배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대표 앨범 '캔트 슬로 다운'(Can't Slow Down·1983) 수록곡과 히트곡을 불렀고, 이어 라이오넬 리치도 무대에 합류해 '올 나이트 롱'(All Night Long)을 부르며 시상식장을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최근 세상을 떠난 팝 음악계 전설을 추모하는 무대도 눈에 띄었다.

싱어송라이터 스티비 원더와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는 밴드 어스윈드앤드파이어의 모리스 화이트 추모 무대를, 밴드 이글스는 창립멤버이자 기타리스트이던 글렌 프레이를 기리는 공연을 꾸몄다.

레이디 가가는 데이비드 보위의 대표곡을 메들리로 연주해 찬사를 받았다.

'블루스 전설' 비비 킹과 밴드 모터헤드의 리더 이언 레미 킬미스터를 기리는 무대도 각각 펼쳐졌다.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팝, 록, R&B, 힙합, 재즈 등 대중음악 전 장르를 망라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장르 구분없이 선정하는 주요상 4개, 29가지 세부 장르에서 주는 상 79개를 더해 83개 부문에서 시상했다.

한국 가수 타이거JK·윤미래 부부, 배우 김수로 부부, 가수 윤종신·테니스 선수 전미라 부부는 시상식장을 찾아 관람했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hye1@yna.co.kr